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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구조조정·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GM, 그리고 기회를 맞이하는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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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구조조정·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GM, 그리고 기회를 맞이하는 LG

입력
2019.03.0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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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GM이 쉐보레 볼트 EV의 증산 등을 결정했다.
최근 GM이 쉐보레 볼트 EV의 증산 등을 결정했다.

최근 GM의 칼바람은 간담이 서늘할 정도다.

한국에서는 일단 ‘군산 공장’ 폐쇄로 그 구조조정에 대한 행보는 잠시 소강 상태에 머무르고 있지만 GM의 거점이자,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의 구조조정 행보는 거침이 없을 정도다. 실제 GM의 대대적인 행보는 과도할 정도로 격렬하게 이어지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 GM의 행보로 인해 미국의 자동차 노조가 격렬하게 반기를 들고 있다.

특히 최근 복수의 공장을 대대적으로 폐쇄한 상황에서 GM은 단체 교섭을 통해 미국 동부 표준시 기준 2019년 9월 14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추가적안 체질개선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일부 공장에 ‘생산 차량 미분배’라는 또 다른 방식의 ‘생산 중단’을 이뤄내, 미국 자동차 노조가 GM을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임금 자체는 국내 생산 거점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노동자에 대한 보호와 권리에 대한 보장을 엄격하게 다루는, 그리고 노사 협의에 따른 내용을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날 정도로, GM은 구조조정과 체질개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GM

이러한 GM의 행보를 보며 ‘경영 실패로 판매, 실적이 나쁘니 노동자 및 공장만 문을 닫는다’라고 비평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이면에는 GM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GM은 생산, 제조에 대한 비중을 점차 낮추고 ‘모빌리티 솔루션’ 등으로 그 시야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의 실적을 떠나 GM은 최근 수 년 동안 생산력 자체를 꾸준히 줄여가고 있고, 새로운 생산 설비를 위한 준비 또한 계속 이어가고 있다.

실제 리프트, 메이븐 등의 서비스를 통해 카셰어링에 대한 경험을 빠르게 쌓고 있으며 북 바이 캐딜락을 비롯한 ‘멤버십에 기반한 브랜드 스트리밍 서비스’, 그리고 EV 및 미래차 개발 등에 대한 기술력 확보, 그리고 미래 도시 등으로 그려지고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은 물론이고 지금 당장을 위한 자율 주행 기술 부분에서도 과감할 정도의 투자와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GM이 마련한 특등석

이런 와중 GM에게 있어 LG에 대한 의존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LG화학과 LG전자(이하 LG 통합 표기)은 지난 2000년대 전후를 기점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 및 전기차 관련, 그리고 관련된 설계 및 시스템, 소재 등 다양한 부분에서 많은 투자와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11월 인사개편을 통해 VC사업본부에서 물러난 이우종 사장을 필두로 수많은 이들이 그러한 활동을 입증하고, 새롭게 개편된 김진용 VS사업본부장 또한 자동차 부품 산업 등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사인 만큼, 과거 VC사업본부가 구축한 토대를 계승해 발전을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재 LG 그룹에 속한 LG전자와 LG화학, LG이노텍 등이 GM과의 깊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지난 시간 동안 1세대 EREV 볼트, 2세대 EREV 볼트, 그리고 100% 전기차 볼트 EV 등의 개발 및 생산, 부품 공급 등을 담당하며 GM의 미래차 전략과 개발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파트너가 되었다.

특히 LG가 공급하는 부품의 비중은 상당히 큰 편이다.

볼트 EV만 보더라도 150kW급의 강력한 전기모터는 물론이고 배터리팩 등을 비롯해 전기차의 핵심 요소 11개를 공급하고 있으며 배터리와 각종 모터 및 센서 등도 LG에서 공급하고 있으니 쉐보레 엠블럼을 떼면 ‘LG자동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실제 LG는 이러한 영향력과 우수한 품질 등을 인정 받으며 ‘최고의 공급업체’ 및 우수 파트너사로 여러 차례 선정되며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게다가 전기차 개발에서도 GM과 LG의 관계는 상생 그 이상의 수준이다. 실제 전기차 등 미래차 개발을 목적으로 청라에 마련된 GM의 R&D 센터의 바로 옆에 LG의 연구시설이 있고, LG 또한 GM에게 보다 빠르고 확실한 부품 공급을 위한 현지 공장 설립 및 GM을 위한 전략적인 배려 등을 연이어 펼치고 있다.

물론 최근 GM의 행보가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2세대에 이르게 된 EREV, 쉐보레 볼트의 경우에는 생산이 중단되었고, 최근 GM이라는 그 존재 자체가 다소 불안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LG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설이다.

실제 GM은 볼트에 대한 생산 중단 등을 언급한 상태지만, 향후 SUV 형태의 미래차 등을 꾸준히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일전에 공개된 FNR-X 컨셉을 기반으로 한 크로스오버 형태의 EV, 가칭 ‘볼트 EV X’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 및 부품 업계에 따라 GM이 중국의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을 밝히면서 LG의 입지가 불안한 것 아니냐는 소문도 있었지만, 해당 업체가 GM의 품질 기준 등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그와 별개로 과거 GM이 중국산 부품을 대거 활용하며 수년 동안 리콜에 시달렸던 경험이 있어 당분간 LG의 배터리 사용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소식이다.

게다가 중국의 정책도 조금 변화된 모습이다.

사실 GM이 중국의 배터리 업체를 알아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중국의 정책’ 때문이었다. 최근 중국은 ‘중국 산 배터리’를 장착하지 않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형식 승인’을 하지 않겠다는 폐쇄적이고, 자국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업체들은 성급히 중국의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의에 나섰고, GM 또한 마찬가지였다. 실제 이번의 업체는 과거에도 GM에 배터리를 납품하려 했었던 업체였다. 그러나 해당 업체가 다시 한 번 GM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점차 수그러들고 있는 미-중 무역 갈등 분위기 덕에 LG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뷰익 벨리트 6’가 최근 형식 승인을 받으며 점차 해당 문제들이 완화, 해결될 조짐이다.

미래에도 LG가 필요한 GM

PSA 그룹에게 오펠을 매각하며 시작된 GM의 구조조정으로 GM은 생산 설비의 상당 부분을 폐쇄하고, 정리한 상태다.

이렇게 생산 설비를 감축한 상태지만, GM은 여전히 제조 업체로서 생산해야 할 차량이 많다. 차량의 형태 따른 생산 거점 재정리 및 플랫폼 정비 등의 변화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가 모두 구현될 이후에도 LG의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GM은 향후, 개인에게 차량을 판매하는 건 물론이고 지자체 범위 등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를 포함한 그리드 단위의 ‘이동 솔루션’ 등을 제공할 예정이며, 이미 이를 위한 자율주행 택시를 볼트 EV를 기반으로 제작해, 실증 주행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브랜드의 전략에 있어서도 향후 전기차의 비중을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을 V8 엔진에 대한 강력한 자부심과 의지를 갖고 있고, 또 향후에도 꾸준히 V8 엔진에 개발 개발을 예고한 GM이니 미래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준수하기 위해 브랜드 라인업에서 전기차 등과 같은 EV 모델을 적극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실제 캐딜락의 경우에도 최근 첫번째 EV 모델을 선보이며 과거 쉐보레 볼트의 캐딜락 사양이었던 ELR, 그리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타입의 CT6 등에 이은 ‘전동화 캐딜락’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으며, 향후 캐딜락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게다가 캐딜락은 물론이고 뷰익과 쉐보레 등에서도 더욱 다양한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서슬 퍼런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을 겪고 있는 GM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LG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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