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6위에서 11단계 뛰어…치매ㆍ대장암보다 더 줄여 
 성인 7명 중 1명꼴 앓아…7만여 명이 콩팥이식 필요해 
만성콩팥병이 2040년 수명을 단축할 요인. 게티이미지뱅크/2019-03-08(한국일보)

3월 둘째 주 목요일(올해는 14일)은 ‘세계 콩팥의 날’이다. 세계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이 콩팥 건강을 제고하고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2006년 공동 제정했다.

콩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만성콩팥병(만성신부전)은 단백뇨 혹은 사구체여과율(콩팥 사구체에서 소변이 여과되는 속도)이 60mL/분 미만(정상은 90 이상)으로 떨어진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한다. 만성콩팥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20만3,978명으로 2010년(9만6,297명)에 비해 7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60세부터 급격히 늘어나 환자의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15만1,055명)이었다. 성인 7명 중 1명꼴로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다.

만성콩팥병이 195개국의 ‘세계질병부담(Global burden of disease)’ 연구를 바탕으로 한 2040년에 수명을 가장 많이 단축할 질병 5위에 올랐다. 허혈성 심장병, 뇌졸중, 하기도 감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 이은 것이다. 2016년 16위에서 24년 만에 무려 11단계나 뛰어올랐다. 6위 이하로는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 당뇨병, 교통사고, 에이즈, 간암, 고혈압성 심장질환, 대장암 등이다. 만성콩팥병이 치매ㆍ대장암보다 수명을 더 줄이는 ‘위중한’ 병인 셈이다.

 콩팥 기능 90%까지 떨어져도 증상 없어 

‘몸속 정수기’로 불리는 콩팥은 몸 대사과정이나 먹은 음식에서 생기는 노폐물을 처리한다. 또한 몸 안 수분량과 전해질을 조절하고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한다. 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이 떨어져 몸의 노폐물을 제거하지 못하고 수분과 전해질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상태다. 윤혜은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콩팥병 원인은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신장염), 다낭성 콩팥질환 등 여러 가지 혈관질환”이라고 했다.

콩팥은 90% 가까이 기능이 떨어져도 별 증상이 없다. 따라서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심코 흘려 버려서는 안 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야간뇨다. 자다가도 소변을 보기 위해 두세 차례 일어나게 된다.

잦은 피로감, 집중력 저하, 식욕 감소, 빈혈, 아침에 주로 눈 부위가 푸석푸석함, 한밤중의 근육 경련, 발과 발목의 부기, 팔다리 감각이상, 빈혈 등이 생긴다. 피부 건조와 가려움증도 나타난다.

당뇨병이 장기적으로 콩팥에 가장 나쁜 영향을 끼친다. 투석 환자의 절반은 당뇨병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만성콩팥병을 앓으면 대부분 고혈압도 생긴다. 30세 이전이나 50세 이후에 고혈압이 생겼다면 만성콩팥병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는 정기적으로 소변과 혈액검사로 콩팥 기능을 점검해야 한다. 콩팥에 병이 생기면 심혈관계도 나빠진다.

나기영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콩팥병으로 인해 투석(透析)이나 콩팥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7만5,000명이나 돼 10년 전보다 2배 정도 늘었다”고 했다.

 “소금 섭취 하루 10g 이하로” 

콩팥병 환자는 되도록 싱겁게 먹어야 한다. 한국인은 하루 10g 이상 소금을 섭취하기에 콩팥병 초기 환자는 되도록 10g 이하로 줄여야 한다. 과다 섭취한 소금(나트륨)을 몸 밖으로 내보내려면 콩팥 사용 혈액의 3분의 1이나 투입해야 한다. 나트륨은 고혈압과 당뇨병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니 짜게 먹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대개 거품이 섞인 단백뇨가 나온다. 일반인은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므로 단백질을 보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오히려 반대다. 김성권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는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단백뇨가 많아져 콩팥에 독이 될 수 있어 자신의 몸무게에 맞는 양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한국인의 단백질 섭취량은 권고 수치를 훨씬 뛰어넘는다. 한국영양학회의 단백질의 섭취 권고 기준은 남성의 경우 19~49세가 하루 55g, 50세 이상은 50g이다. 여성은 19~29세가 50g, 30세 이상은 45g이다. 그러나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한국인의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70세 이상 여성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권고 수치를 넘었다.

콩팥이 나빠지면 칼륨 함유량도 높아져 부정맥(不整脈)이 생길 수 있다. 류동열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칼륨 함유량이 높은 채소를 먹을 땐 물에 2시간 이상 담가 놓았다가 살짝 데친 뒤 물을 버리고 요리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창화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전을 유발해 혈관을 다치게 하므로 금연은 필수”라며 “진통소염제도 콩팥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콩팥이 나쁘면 무리한 운동은 금물이다. 심한 운동을 하면 근육이 손상되고 이곳에서 나오는 단백질이 콩팥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콩팥검사에서 칼륨 수치가 dL당 5mL 이하라면 운동을 해도 되지만 그 이상이면 운동을 삼가야 한다. 콩팥병 환자는 걷거나 의자에 앉아서 하는 고정식 자전거타기, 수영 등 큰 근육을 리듬 있게 움직이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

김성권 원장은 콩팥 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 다음을 꼽았다. ①고기 과다 섭취 ②소금 과다 섭취 ③흡연 ④과음 ⑤탄산음료 ⑥수분 섭취 부족 ⑦진통제 ⑧불법 마약류 ⑨지나친 운동 ⑩스테로이드 주사와 단백질 보충제 ⑪위장약 ⑫인후염ㆍ편도선염 등이다. 한약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때 쓰이는 조영제 등도 콩팥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들 위험 요인만 잘 피하거나 줄여도 콩팥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콩팥을 지키는 생활수칙] 

①고혈압ㆍ당뇨병을 꾸준히 치료한다.

②담배는 반드시 끊고, 과음을 피한다.

③싱겁게 먹고, 수분을 적절히 섭취한다.

④꼭 필요한 약을 콩팥 기능에 맞게 복용한다.

⑤콩팥 건강을 정기적으로 확인한다.

⑥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⑦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고기와 소금 과다 섭취, 흡연, 과음 등이 콩팥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한신장학회가 ‘세계 콩팥의 날’을 기념해 14일 삼성서울병원 본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만성콩팥병 건강교실’을 연다. 대한신장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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