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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제네시스, 브랜드 디자인 아이덴티티 차별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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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제네시스, 브랜드 디자인 아이덴티티 차별화 가능할까?

입력
2019.03.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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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8세대 쏘나타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현대차가 8세대 쏘나타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6일 현대자동차가 8세대를 맞이하는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을 전면적으로 공개하고 본격적인 사전 계약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에게 쏘나타는 큰 의미가 있는 모델이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이자 지난 1985년 1세대 모델이 데뷔한 이래 어느새 8세대에 이르며, 글로벌 판매 800만대의 기록을 달성한 모델이다. 그리고 언제나 제품의 우열이나 그 가치를 떠나 보편 타당한 존재로서 현대의 판매를 담당하는 든든한 존재다.

8세대 쏘나타의 디자인을 공개하며 현대차는 차세대 디자인 철학을 밝혔다.

8세대 쏘나타에는 ‘센슈어스-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로 명명된 현대차의 최신 디자인 기조가 적용되어, 프리미엄의 감성과 스포티한 감성을 절묘히 조합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은 2018년 3월, 제네바에서 공개되었던 ‘르 필 루즈(LeFil Rouge) 컨셉’을 기반으로 하여 양산화한 것이며, 가깝게는 중국 시장 전용 모델인 ‘라페스타’와의 유사함으로 드러난다.

르 필 루즈의 영향을 받은 큼직한 프론트 그릴과 히든 라이팅 램프의 전면 실루엣은 물론이고, 트렁크 게이트를 길게 가로 질러 ‘ㄷ’의 형태로 마무리 되는 후면 디자인 또한 눈길을 끈다. 특히 곡선의 실루엣이 돋보이는 전면, 측면과 달리 ‘면’의 형태가 부각된 디자인 대비 또한 이색적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실내 디자인은 실질적인 소재나 마감에 대한 ‘물음표’는 남아 있지만 적어도 이미지 상으로 드러나는 전체적인 구성과 각 시각적인 구현에 있어서는 무척이나 고급스럽고 세련된 존재감이 드러난다.

6일 공개된 이미지에 따르면 투-톤으로 다듬어진 대시보드를 통해 실내 공간의 공간감을 대폭 넓히고, 새롭게 디자인된 4-스포크 스티어링 휠, 세련된 스타일과 버튼식 기어 셀렉트 패널을 반영한 센터페시아 및 센터터널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제의 주인공이 된 8세대 쏘나타

8세대 쏘나타의 등장은 자연스럽게 대중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의 커뮤니티에서는 대화의 주제가 되었다. 혹자는 ‘전체적인 조형미는 괜찮다’라며 긍정적인 견해를 드러내기도 하고, 혹자는 ‘르 필 루즈는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이냐?’라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물론 디자인에 대해서는 개인의 취향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개인의 취향’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니, 부디 8세대 쏘나타 디자인에 대한 갑논을박은 그저 ‘온라인에서의 경쾌한 타임 킬링 컨텐츠’로 머무르길 바란다.

또 다시 느껴지는 기시감

어쨌든, 개인적으로 8세대 쏘나타의 공개된 이미지와 사전의 다양한 관련 자료들을 보며 기시감이 들었다. 그 ‘기시감의 원천이 어디에 있을까’라는 생각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자료를 살펴봤다.

그러다가 일부 네티즌들이 ‘원본’이라며 제시한 신형 아우디 A8의 전면 디자인이나 볼보 폴스타 2의 후면 디자인 등도 고개를 끄떡였다. 사실 과거 현대차가 ‘타 브랜드의 기시감이 드는 디자인’을 곧잘 하지 않았던가.

몇몇 네티즌들이 디자인에 대해 제시한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다. 개인적으로 느낀 기시감의 원천을 찾았다. 바로 8세대 쏘나타 데뷔에 앞서 먼저 국내 시장에 데뷔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 ‘제네시스 G90’이 그 주인공이었다.

사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와의 디자인 차별화를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2세대 제네시스, 그러니까 현재 제네시스 G80이 데뷔할 때, 현대차와 사뭇 다른 디자인을 뽐내는 것 같았지만 이내 i30나 그랜저 IG 등, 결국에는 ‘비슷한 디자인’을 갖춘 현대차가 연이어 데뷔하며 디자인의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그런 와중 제네시스 G90은 제법 기대를 모을 수 밖에 없었다. 디자인 기조는 비슷하면서도 실질적인 결과물에서는 ‘차별화의 가능성’을 선보였던 G70에 이어 G90은 기존의 현대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디자인 속에서 아우디 A8과 볼보 S90의 감성, 그리고 링컨 컨티넨탈의 뒷 모습이 느껴졌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번의 8세대 쏘나타의 등장으로 다시 한 번 현대와 제네시스의 디자인 간격이 다시 좁아지는 듯한 기분이다. 프론트 그릴의 형상은 달라도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의 전체적인 조형미나, 후면 디자인에서의 ‘트렁크 게이트’를 가로 지르는 구성, 그리고 실내 디자인 등의 상당 부분이 유사한 형태로 다듬어졌다 생각이 된다.

특히 스티어링 휠의 형상이나 대시보드의 구성 등을 보고 있자면 8세대 쏘나타는 마치 제네시스 G80의 상품성 변경 모델, 혹은 G70과 G80 사이에 위치하는 또 다른 제네시스라고 해도 무방할 수준의 구성을 갖추고 있다.

물론 이러한 의견에 동의할 수 없는 의견도 있을 것이지만, 제네시스가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이를 닮은 현대차가 곧바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고자 하는 제네시스 브랜드에게는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 일본 브랜드들이 럭셔리 브랜드를 선보이며 ‘기존의 브랜드’와는 완전히 차별화를 이뤄내려 노력했던 걸 떠올려 보면 제네시스는 차량에 있어 현대차에 대한 기시감조차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차별화와 대대적인 태도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게다가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가 ‘고급스러운 존재’의 정체성이 없다는 걸 생각하면 더욱 더 ‘차별화의 절싫함’이 크지 않을까?

과연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디자인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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