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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트렌드, NOW] “남성 직원이 ‘덜’ 받는다” 구글 조사 결과 놓고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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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트렌드, NOW] “남성 직원이 ‘덜’ 받는다” 구글 조사 결과 놓고 시끌

입력
2019.03.06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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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 임금실태 조사 결과 여성들이 상여금 더 누려 

 “여성들은 등급 배정부터 차별 받는다” 비판 

구글 사무실 입구에 붙어있는 구글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구글 사무실 입구에 붙어있는 구글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남성보다 차별 받고 있다’는 여성들의 불만이 사실인지 알아보고자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이 조사했더니, 남성이 더 차별 받는 경우가 많았다는 결과가 나와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구글이 최근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급여 차별을 알아보기 위해 조사한 결과, 남성 직원들이 비슷한 일을 하는 여성들보다 더 적은 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에 비춰볼 때 임금을 적게 받은 직원 1만677명에게 총 970만달러(약 109억원)가 지급됐는데, 보상금 중 남성에게 돌아간 비율이 이 조직의 남성 구성비율(69%)보다 더 높았다. 남성 직원 몇 명이 얼마를 받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건 지난해 일부 여성들이 더 많은 상여금과 임금인상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직원의 급여는 직무에 대한 시장가치, 위치, 등급 등을 고려해 결정되는데, 관리자들은 특정 직원이 우수하다고 판단될 경우 상여금 등으로 지급할 수 있는 ‘자유재량 기금’을 갖고 있다. 이 돈이 여성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에게 집중돼 오히려 남성들이 더 적은 임금을 받는 결과가 나왔다는 얘기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급여를 결정하는데 활용되는 ‘등급’ 배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NYT에 따르면 구글 경영진은 성과나 직무 외에 ‘회사와 함께 할 강한 미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회사에 비슷한 기여를 하는 동료들과 동등한 보수를 받고 있는지’ 등 주관적 요소를 고려해 등급을 매기는데, 이 과정에서 여성 직원들이 애초 남성보다 낮은 등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구글에서 근무했던 켈리 엘리스는 같은 자격의 남성 직원에 비해 더 낮은 등급에 배정됐다고 주장한다. 2010년 ‘4년 경력’에도 대졸 신입사원과 같은 범주인 3등급으로 채용된 반면, 엘리스와 같은 경력을 갖고 있는 남성 직원은 4등급에 배정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보다 자격이 더 떨어지는 다른 남자 직원들도 4등급을 받은 걸 알게 된 엘리스는 전ㆍ현직 여성 직원 8,300여명을 대표해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구글도 이번 조사가 ‘여성이 임금을 덜 받는 건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여줄 뿐, 그 자체가 성평등을 측정하는 완전한 방법이 아니라고 인정했다. 구글의 급여평등ㆍ인력분석 담당 수석분석가인 로렌 바바토는 “등급, 인사고과 등이 급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올해는 모든 직원에게 공평한 결과가 돌아갈 수 있도록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첫 단계는 직원들이 고용될 때 어떻게 등급을 부여 받는지 분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성, 포용, 평등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경영철학에도 불구, 구글은 다양한 성차별 이슈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조직적으로 여성들에게 저임금을 지급했는지에 대해 미 노동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건 물론, 지난해엔 사내 성희롱 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했다는 이유로 직원 수천 명으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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