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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에듀파인 도입 거부하며 집단행동 나선 한유총의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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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에듀파인 도입 거부하며 집단행동 나선 한유총의 억지

입력
2019.02.26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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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교육부의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 도입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5일 사립유치원 원장, 교사 등 3만명이 참가한 국회 앞 집회에서 한유총 지도부는 “정부가 사립유치원 전체를 말살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정부가 다음달부터 원아 200명 이상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을 도입키로 하자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언제까지 어린이와 학부모를 볼모로 집단폐원 협박과 대규모 집회를 반복하려는 건지 답답한 노릇이다.

한유총은 집회에서 ‘에듀파인 거부 집단행동’으로 비치는 것을 꺼려 관련 팻말을 수거했다고 한다. 앞서 21일 기자회견에서 “에듀파인 도입은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수만 명이 모이는 집회를 열겠다”고 큰소리친 것과는 딴판이다. 자신들이 보기에도 에듀파인 거부 명분이 약하다는 것을 자인한 꼴이다. 지난해 상당수 사립유치원에서 정부지원금이나 학부모들이 낸 돈을 빼돌려 명품 가방 구입 등 개인 용도로 쓴 사실이 드러나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로 나온 것이 에듀파인 도입이다. 예산편성과 수입, 지출, 결산 등의 회계를 국가가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이미 초중고교와 국공립유치원에서 사용 중이다. 이를 거부하는 것은 종전처럼 교육비를 계속 불투명하게 사용하겠다는 얘기밖에는 안 된다.

사립유치원을 사유재산으로 보는 시각부터 잘못됐다. 사립유치원 설립과 운영주체는 개인이지만 엄연한 공공교육시설이다. 정부가 매년 2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예산의 절반을 지원받으면서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다보니 색깔론까지 동원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은 집회에서 “교육부의 관료주의와 사회주의형 인간을 만들려는 좌파가 연합해 사립유치원 문제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유치원 교육에 이념까지 동원해 위기를 벗어나려는 행태가 치졸하기 짝이 없다.

한유총은 지난해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는 ‘유치원 3법’ 통과를 저지해 비난을 샀다. 국민 시선이 싸늘한 것은 집단이익 관철을 위해 막무가내식 행태를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한유총은 더 이상 명분없는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에듀파인에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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