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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자살 폭탄 드론’ 공개… 테러집단 악용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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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자살 폭탄 드론’ 공개… 테러집단 악용 우려도

입력
2019.02.24 17:30
수정
2019.02.24 23:2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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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IDEX 2019)에서 러시아 무기제조업체 칼라슈니코프사가 공개한 '자살 드론'의 모습. 칼라슈니코프사 홈페이지 캡처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IDEX 2019)에서 러시아 무기제조업체 칼라슈니코프사가 공개한 '자살 드론'의 모습. 칼라슈니코프사 홈페이지 캡처

자동소총 AK-47로 유명한 러시아 무기 제조업체 칼라슈니코프사(社)가 이른바 ‘자살 드론’을 공개했다. 조종하기 쉬운 데다, 가격도 저렴한 게 특징이다. 그러나 이미 공격형 사제 드론이 중동의 전장 등에서 활발히 사용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드론마저 출시되자 테러 집단에 의한 악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하면서 “과거 AK-47이 그랬던 것처럼 저렴하고 정교한 드론 무기의 보급화는 ‘전장의 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를 통해 공개된 이 드론은 너비 1.2m에 시속 130㎞의 속도로 비행하며, 최대 3㎏의 폭발물을 탑재할 수 있다.

‘KUB-UAV’라는 공식 명칭이 붙은 해당 드론에 대해 WP는 “작고 느린, 그리고 아마도 저렴할 순항미사일”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칼라슈니코프사의 대주주인 국영 방산업체 로스텍의 세르게이 체메조프 대표는 “완전히 새로운 전투 방식에 접어드는 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면서 “지형의 높낮이와 무관하게 표적에 정확히 전달되며, 전통적인 방공 시스템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콜라스 마두로(가운데)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군 기념행사에서 연설을 하는 가운데, 주변에서 폭발물이 터진 직후의 모습이 담긴 베네수엘라 국영TV 방송 화면. 마두로 대통령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왼쪽) 여사가 놀라며 몸을 움츠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니콜라스 마두로(가운데)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군 기념행사에서 연설을 하는 가운데, 주변에서 폭발물이 터진 직후의 모습이 담긴 베네수엘라 국영TV 방송 화면. 마두로 대통령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왼쪽) 여사가 놀라며 몸을 움츠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물론 이러한 공격형 자살 드론이 아주 새로운 건 아니다. WP 보도에 따르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상업용 드론에 폭발물을 부착하는 자체 기술로 ‘자살 폭탄 드론’을 만들어 이라크 모술, 시리아 락까 등의 지역에서 사용해 왔다. 지난해 1월 폭탄을 실은 13대의 소형 드론이 시리아 흐메이밈에 있는 러시아 공군기지를 상대로 공격을 가한 일이 있었고, 8월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드론 암살’ 시도가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는 보급화로 인해 테러리스트들의 악용 우려가 더욱 커졌다는 점이다. WP는 익명을 요구한 회사 관계자가 “타깃 시장은 전 세계의 소규모 군대”라고 말했다면서, 이는 지금껏 적의 손에 ‘무기형 드론’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통제해 온 미국의 봉쇄망이 뚫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니콜라스 그로스먼 일리노이대 교수(국제관계학)는 “스마트 폭탄의 민주화”라며 “최고 수준의 군대와 소규모 군의 간극을 줄일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드론 공격에 대한 각국의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에 대응하는 ‘안티(Anti) 드론’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해당 장치는 드론에 그물을 발사해 포획하거나, 방해 전파를 쏴 격추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드론 공격에 예방ㆍ대응하는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은 지난해 4억9,900만달러(약 5,613억원) 규모였던 안티 드론 시장이 2024년에는 22억7,600만달러(약 2조5,605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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