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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양적완화와 자산축소

입력
2019.02.22 18:00
수정
2019.02.22 18:0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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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보유자산 축소’를 올해 말께 중단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논의했다는 소식이다. 보유자산 축소는 Fed가 보유 중인 채권 등 금융자산을 내다팔아 시장에 풀려 있는 달러를 거둬들이는 긴축프로그램이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돈을 풀어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 완화’의 정반대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Fed가 보유자산 축소 중단을 논의했다는 건 미국이 긴축프로그램을 마칠 준비에 들어갔다는 신호이자, 금리인상도 늦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 Fed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 일본과 함께 경기부양을 위해 한편으론 금리를 낮추고, 다른 한편으로 거의 10년에 걸친 초장기 양적완화를 이어갔다. 그 결과 금융위기 이전 1조달러도 안 되던 Fed 보유자산은 2017년엔 4조5,0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자 Fed는 양적완화 종료를 예고하고, 2017년 10월부터는 보유자산 축소에 들어갔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당시 “대략 3~4년에 걸쳐 (Fed 자산이) 정상적 규모로 줄어들 것”이라며 보유자산 축소를 통한 긴축이 최소 2020년까지는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Fed 보유자산 축소는 뚜렷해진 경기회복세에 힘입었다. 여전히 긴가민가하는 아시아나 유럽과 달리, 미국은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연율 3.4%를 기록하는 등 경제 활력이 왕성했다. 하지만 그 이후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각종 경제지표가 점차 부진해지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Fed에 돈을 풀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도 거세졌다. 그 결과 Fed의 분위기가 2017년 10월 이래 불과 1년4개월 만에 다시 통화완화적 방향으로 돌아서게 된 셈이다.

□ 거대한 고래가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듯, Fed가 달러를 풀었다 거뒀다하면, 전 세계의 중심과 주변 지역 유동성도 그에 따라 풍부해지거나 고갈되기를 반복한다. 풍부한 유동성은 성장을 자극하고, 반대의 경우 성장은 위축된다. 전 세계가 Fed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쨌든 Fed에서 보유자산 축소 중단 얘기가 나온 건, 그동안 미국의 긴축기조에 맞춰 내키지 않는 금리인상까지 염두에 둬야 했던 한국은행엔 당분간 숨을 돌릴 희소식일 것이다.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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