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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서 김학겸의 캐딜락 CT6 터보 인제스피디움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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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서 김학겸의 캐딜락 CT6 터보 인제스피디움 시승기

입력
2019.02.22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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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서 김학겸에게 캐딜락 CT6 터보로 서킷을 달려 달라고 요청했다.
카레이서 김학겸에게 캐딜락 CT6 터보로 서킷을 달려 달라고 요청했다.

올 시즌 준피티드 레이싱팀 소속으로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ASA GT 클래스에 출전한 카레이서 김학겸에게 “캐딜락 CT6 터보로 인제스피디움을 달려달라”고 요청을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김학겸은 다소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정말 달려야 하냐?”라고 되물었다.

5,185mm의 긴 전장과 3,109mm의 긴 휠베이스는 여느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롱 휠베이스’ 사양에 필적하는 크기다. 과연 이러한 체격을 가진 캐딜락 CT6 터보는 인제스피디움의 레이아웃에서 ‘민폐를 부리는 주행차량’이 될지, 아니면 ‘의외의 선전’을 하는 존재가 될지 궁금했다.

헬멧을 쓰고 시트에 앉은 김학겸은 코스 인 직전까지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난감함들 드러냈다. 과연 인제스피디움에서 CT6 터보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아래는 녹취를 기반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의구심으로 시작한 CT6 터보의 서킷 주행

솔직히 말해, 캐딜락 CT6 터보로 서킷을 달려보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왜 이런 미션을 주는 거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사실 캐딜락 CT6 터보는 일상적으로, 편하게 타는 대형 세단이지 서킷을 위한 주행을 고려한 차량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차량에 어울리지도 않고, 또 평가에 있어서도 ‘막상 달려봐야 득이 될 것이 없을 것 같은’ 행동을 왜 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정말 ‘캐딜락 CT6 터보가 나쁘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 서킷을 타보라고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쉽지만 준수한 캐딜락 CT6 터보의 심장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어 생각보다 괜찮은데?’라는 생각이었다.

정말 스티어링 휠을 쥐고 운전을 하는 스스로도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드라이버의 욕심이 아닌 캐딜락 CT6 터보는 차량의 특성, 크기 등을 고려한 주행을 펼친다면 재미있고, 또 생각보다 빠른 페이스로 서킷을 달릴 수 있는 차량이라 생각되었다.

물론 차량의 성향이 함께 달렸던 캐딜락 ATS와도 완전히 다르다. 먼저 파워트레인의 셋업부터 차이가 있었다. 캐딜락 ATS와 CT6 터보는 사실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캐딜락 CT6 터보 기준, 최고 출력: 269마력, 최대 토크: 41.0kg.m)과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후륜구동이라는 ‘동일한 드라이브-트레인’ 패키징을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 성향은 완전히 다르게 구성되었다.

캐딜락 ATS가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과 함께 날카롭게 출력을 발산시킨다면, 캐딜락 CT6 터보는 조금 더 부드럽고 여유롭게 출력을 전개한다. 하지만 가속력이 현저히 부족한 느낌이 없다. 이는 캐딜락 CT6 터보의 무게가 1,735kg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내리막 구간은 물론이고 오르막 구간에서도 충분한 가속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변속기 또한 부족함이 없다.

8단 자동 변속기는 ATS나 CTS 그리고 다른 캐딜락들과 동일하다. 하지만 CT6 터보에는 ATS처럼 정말 매력적이고 다루기 좋은 패들 시프트가 빠져 있다는 게 정말 아쉽다. 어쨌든 변속기 자체의 기본적인 변속 속도는 물론이고 변속 시의 질감이 상당히 매끄러워 토크 컨버터 변속기 고유의 느낌이 잘 드러난다.

게다가 ATS와 같이 어느 정도의 ‘스포츠 주행’의 데이터가 이후에는 CT6 터보 또한 주행 상황에 따라 나름대로 최적의 변속 로직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주행 상황에서 ‘패들 시프트를 조작하는’ 번거로움이 상당히 줄어든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다른 캐딜락들과 같이 다운 시프트는 조금 소심하다. 이는 캐딜락의 문제가 아닌 토크컨버터 변속기의 구조적인 특성이다. 게다가 CT6 터보를 갖고 매일매일 100%의 스포츠 주행을 하는 게 아니고, 되려 일상에서는 조금 더 부드럽고 여유로운 주행을 연출할 수 있는 토크 컨버터 방식의 변속기가 조금 더 범용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후륜구동 고유의 맛이 느껴지다

서킷 주행을 하면서 가장 걱정되었던 부분은 바로 차량이 길다는 점이었다. 차량이 길면 자연스럽게 코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렵고, 보다 민첩한 움직임을 연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인제스피디움처럼 연속된 코너가 이어지는 구성이라고 한다면 그 부담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안이라고 한다면 캐딜락 CT6 터보의 무게가 상당히 가볍기 때문에 이러한 주행에서 차량에 가해지는 데미지 관리가 용이하고, 가벼운 만큼 차량을 다루는 데 들어가는 힘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캐딜락 CT6 터보는 1번 코너나 2번 코너, 그리고 오메가 코너 등과 같이 큰 호를 그리는 코너에서는 ‘차량의 길이가 길다’라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주행의 페이스를 억지로 끌어 내리거나 소심하게 차량을 다룰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플래그십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후륜구동 고유의 맛을 잘 살리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실제 컴팩트하게 공략해야 하는 코너에서는 전륜의 움직임에 비해 조금 늦게 따라오는 후륜의 느낌이 들었지만 탈출 상황에서 후륜이 ‘자연스럽게 흐르며’ 코너를 조금 더 타이트하게 돌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다.

후륜이 흐르는 상황이 과도하거나 우악스러운 것도 아니었다. 정말 운전자가 조율하기 좋을 정도로, 그리고 다음 코너를 위해 차량의 밸런스를 컨트롤하기 편할 정도로 흘렀기 때문에 ‘후륜구동 고유의 즐거움’을 주행 내내 느낄 수 있었다.

분명한 아쉬움이 남는 CT6 터보

하지만 아쉬움도 분명 존재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아쉬움은 바로 시트에 있다. 사실 캐딜락 CT6 터보는 서킷을 위한, 혹은 스포츠 성향의 차량이 아니다. 그렇기에 시트 또한 ‘편안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사실이다. 캐딜락 CT6 터보의 시트는 일반적인 컴포트 성향의 시트라 운전자의 몸을 견고히 지지하긴 어렵다.

그래서 코너를 공략할 때마다 운전자가 긴장하고 자세를 유지하려고노력해야 한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시트 벨트 프리텐셔너’가 정말 ‘제동과 함께 작동하고 코너를 탈출할 때까지’ 유지하는 편이라서 ‘올바른 드라이빙 포지션’을 갖춘 드라이버라면 프리텐셔너의 입으로 ‘우수한 홀딩력’을 얻을 수 있는 재미있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

성능의 부분에서는 타이어 부분에서의 아쉬움이 크다. 브레이크의 제동 성능 자체도 아주 우수한 편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서킷 주행에서 꾸준한 제동력을 과시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합리성에 초점을 맞춘 차량에서도 이 정도의 내구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하지만 타이어는 정말 승차감, 효율성을 위한 타이어였다. 조금만 강하게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여지없이 노면을 놓치는 경우가 연속으로 이어졌다. 아마 그럴 운전자는 없겠지만, 캐딜락 CT6 터보로 서킷을 달리고 싶은 운전자는 꼭 타이어를 스포츠 성향의 제품으로 교체하면 정말 ‘기대 이상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서킷에서도 매력이 돋보이는 리어 뷰 카메라 미러

캐딜락을 시승하면 가장 마음에 드는 옵션이 바로 리어 뷰 카메라 미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예전에 이 리어 뷰 카메라 미러가 ‘내구 레이스 등에서 주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이번 주행에서는 이 리어 뷰 카메라 미러를 사용해서 주행을 하며 후방의 시야를 살펴보기로 했다.

서킷 주행을 하며 살펴 보니 리어 뷰 카메라 미러의 화면 상하 길이가 조금 짧은 것을 제외한다면 정말 서킷 주행에서도 일반 도로에서 느끼는 것 이상으로 더 넓은 시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서킷 주행이라는 진동, 불규칙한 움직임에서도 시인성 또한 만족스러웠다.

서킷을 즐길 수 있는 대형 세단, 캐딜락 CT6 터보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어이가 없었고, 서킷을 달릴 때에는 또 그것대로 어이가 없었다. 고성능 버전도 아닌 엔트리 사양의 플래그십 세단이 생각보다 서킷을 잘 달릴 것이라는 걸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캐딜락 CT6 터보는 분명 긴 전장과 긴 휠베이스라는 차량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100% 전력을 다랄 수 없다는 한계는 있는 차량이었다. 하지만 후륜구동 고유의 즐거움과 캐딜락의 완성도 높은 서스펜션 노하우를 보다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차량이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카레이서 김학겸 / 인제스피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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