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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태극기, 한숨 돌린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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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태극기, 한숨 돌린 한국당

입력
2019.02.21 17:48
수정
2019.02.21 19:3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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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울경 합동연설회, 태극기 부대 안보이며 차분한 진행 

 후보들도 막말 자제… 정부 경제 실정 비판에 초점 

2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2ㆍ27 전당대회를 앞두고 21일 열린 부산ㆍ울산ㆍ경남ㆍ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선 태극기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 14일 대전, 18일 대구 연설회장에서 ‘태극기 부대’가 보여준 비방, 욕설, 행사방해처럼 눈살을 찌푸리게 한 장면도 없었다. 당 지도부가 한국당 당원의 ‘품격’을 보여달라고 호소하며 적극 대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로소 공당(公黨)의 체면을 가까스로 살린, 큰 잡음 없는 경쟁의 무대였다.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3차 합동연설회에선 당권주자 김진태 후보의 극성 지지층이 주축인 태극기 부대의 과격 행동이 눈에 띄지 않았다. 대구 연설회 당시 행사장 앞 바닥에 대형 태극기를 깔거나 군복에 선글라스 차림으로 뭉쳐 세 과시를 하던 장면도 없었다. 행사장 입구 근처에서 ‘5ㆍ18은 폭동’이란 팻말을 몸에 두른 극소수 지지자는 있었으나 “5ㆍ18 유공자 공개하라” 등 구호를 외치는 모습은 사라졌다.

장내에선 후보별 지지그룹의 응원 공간을 무대 맨 뒤쪽으로 제한 배치해 태극기 부대가 한국당의 주류인양 ‘과대 대표’되는 듯한 장면도 대폭 완화됐다. 앞선 두 차례 연설회와 달리 상대후보 연설 중 비방이나 욕설을 일삼는 거친 집단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일부 강성 지지세력이 당 재건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단호한 어조로 “당 밖에서 ‘전대가 엉망이 돼 간다. 야유가 넘치고 과도한 반응이 넘친다’고 하는데 우리 당의 모습이 이게 맞느냐”며 “당의 주인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2,200여석 규모 연설회장에선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김진태 후보 등 ‘5ㆍ18 망언 논란’ 3인방을 당 윤리위에 회부했다고 김 비대위원장에게 “빨갱이” “○○놈” 같은 폭언을 퍼붓던 앞선 연설회 때와는 딴판이었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을 우습게 만드는 상황이 더 이상 반복되면 안 된다는 문제인식이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는 화장실 이용도 까다로울 만큼 앞선 두 연설회에 비해 엄격한 진행요원의 관리ㆍ통제가 있었다. 박관용 한국당 선거관리위원장도 “일부 과격한 행동을 삼가달라”며 “그래야 당의 품위가 있다”고 당부했다.

당대표 후보자들도 이전보다 막말을 자제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 위주로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후보는 “부산, 울산, 경남 경제를 망친 주범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 아니겠냐”고 말했고, 오세훈 후보는 “엉터리 경제 정책 고집하는 저 사람들 혼내주려면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설 도중 붉은 넥타이를 풀어헤치는 퍼포먼스를 보인 김진태 후보는 “정부의 일방적 최저임금ㆍ소득주도성장 정책 여기서 끝장내야 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 딴 게 대통령이냐”는 몰상식한 발언으로 당내에서도 질타를 받은 김준교 청년 최고위원 후보도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연설에선 “문재인 탄핵”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자기소개 영상을 통해 “문재인 물러나라~” “그 자리는 니 자리가 아니야”라는 노래를 틀었다. 한선교 전당대회 의장은 “문재인 탄핵을 주장해온 김 후보 발언이 문제될 것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부산=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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