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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종전 축하 ‘키스’ 사진도 ‘미투’? 조각상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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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종전 축하 ‘키스’ 사진도 ‘미투’? 조각상 수난

입력
2019.02.20 13:54
수정
2019.02.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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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의 ‘무조건 항복’ 조형물에 붉은색 페인트로 ‘#미투’ 낙서가 그려져 있다. 세러소타 경찰국 제공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의 ‘무조건 항복’ 조형물에 붉은색 페인트로 ‘#미투’ 낙서가 그려져 있다. 세러소타 경찰국 제공

2차 세계대전 승리를 상징하는 ‘수병과 간호사의 키스’ 주인공 조지 멘돈사가 17일(현지시간) 별세하자마자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에 있는 ‘무조건 항복’ 조형물이 수난을 겪었다. 19일 미국 NBC 방송 등은 “조형물에 붉은 색 페인트로 #미투(#MeToo) 낙서가 그려져 조형물이 훼손당했다”고 보도했다.

새러소타 경찰 당국은 성명을 내고 19일 오전 낙서를 확인했으며 18일 오후 중 범행이 일어났다고 추정했다. 목격자도 없고 폐쇄회로(CC)TV 등에도 범행 상황이 잡혀있지 않아 범인을 특정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 당국은 “1,000달러(약 112만원)가량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서는 19일 오전 지워졌지만 이번 사건은 그간 계속되어 온 멘돈사의 ‘성희롱’ 의혹에 다시 불을 댕겼다. 1945년 8월 14일 2차 대전 종전을 축하하며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모여 든 수만명의 인파 속에서 당시 해군 수병이었던 멘돈사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상대로 허락 없이 키스를 퍼부었다는 주장이다.

지난 2005년 사진 속 여주인공 그레타 짐머 프리드먼은 미 의회 도서관과의 인터뷰에서 “한 남자가 갑자기 나타나 날 붙잡고 키스했다”며 증언한 바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멘돈사가 사진 속 남자 주인공이라는 것은 알려지지 않았다.

멘돈사는 해군을 전역한 뒤 로드아일랜드주에서 어업에 종사하다 2009년에야 사진의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후 두 사람은 2012년 미국 CBS 방송에서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멘돈사는 이 만남에서 두 사람이 아는 사이가 아니었으며 술과 승전의 기쁨에 취해 키스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일부에서는 이런 ‘성희롱’ 주장에 반대하고 나섰다. 미국 역사상 빛나는 순간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다. 당시 장면을 재현한 조형물이 세계 각지에 퍼져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2010년 새러소타시에 7.6m 높이에 달하는 이 조형믈을 기증한 해군 출신 잭 쿠런은 “2020년 임대 계약이 만료되지만 시가 이 조형물을 계속 설치해 주길 바란다”며 “참전 용사들에 대한 헌정으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고 미국 허핑턴포스트가 전했다.

한편 외신들은 세기적 사진의 주인공인 멘돈사가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에서 17일 눈을 감았으며, 고향 미들턴의 한 묘지에 묻힐 예정이라고 그의 딸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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