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다양한 음악 예능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가요계와 방송계의 흐름에 따라 음악 예능 또한 동시기에는 일정한 트렌드를 공유한다. 요즘 음악 예능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세대 초월이다. 최근 4부작을 마무리한 '너의 노래는'부터 오는 3월 첫 선을 보일 '입맞춤'까지, 2019년 음악 예능은 어떤 의의를 갖고 있을까.
사실 음악 예능의 진가 중 하나는 높은 퀄리티의 무대에 있다. 출연진 대부분이 대개 가수로 구성돼 있기에 이른바 '귀호강'을 선사할 만큼 특별한 무대들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음악 예능이 음악 방송과 다른 점은 새로운 시도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그 시도의 방향성은 다양하고, 최근에는 세대와 장르를 초월한 컬래버레이션 무대가 포착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4부작으로 방송을 마친 JTBC '너의 노래는'은 작곡가 겸 음악감독 정재일이 시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았던 노래의 탄생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찾아가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정재일은 박효신, 아이유, 이적 등 음악적 파트너들과 함께 정미조, 김민기, 패티김의 명곡을 재조명했고, 정훈희와도 멋진 라이브를 합작하며 음악의 깊이를 전했다.
설 연휴 중 2부작 파일럿으로 전파를 탄 MBC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 또한 명절 특집 프로그램답게 전 세대 시청자를 만족시켰다. 아이콘 바비X준회, 마마무 솔라, 러블리즈 케이X유키스 준, f(x) 루나, 장덕철이 '지금보컬'로 출연해 1991년의 명곡을 재해석했고, 1991년에 왕성하게 활동한 김완선, 이재영, 심신, 전유나도 반가운 무대로 관심을 받았다.
이달 8일 첫 방송된 KBS2 '뮤직 셔플쇼 더 히트'의 기본 골조도 컬래버레이션이다. 히트곡과 히트곡의 매시업을 주된 콘텐츠로 한다는 것. 첫 회에서는 장혜진X휘성, 소찬휘X러블리즈, 김경호X노라조가 '더 히트'할 만한 매시업 무대로 놀라움을 자아냈고, 김조한, 청하, 김경호, 김연자, 에디킴, 비투비의 다음 무대들도 예고돼 시청자들 사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MC까지 김종국, 소유 등 가수로 구성된 KBS2 '입맞춤'은 내달 5일 첫 방송된다. 발라드, 록, 국악, 랩, 뮤지컬 등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는 서로 다른 나이의 9명 가수들이 서로의 파트너를 찾아내 천생연분 듀엣을 탄생시키는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직 출연진 라인업 전체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역시 세대를 초월한 협업을 기대하게 한다.
선후배의 컬래버레이션은 프로젝트 음원에 머물지 않고 이제 브라운관으로 진출했다. 음악 예능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인 높은 퀄리티의 무대도 방송에 담긴다. 예전 명곡을 즐기던 세대에게는 반가움을, 요즘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안겨주는 세대 초월 컬래버레이션 무대는 방송 이후에도 네이버TV TOP 100 등 동영상 차트 순위권에 안착한다.
출연진에서부터 음악 방송과의 차이를 분명히 둔 만큼 타깃 시청층도 다양하다. '더 히트' MC 송은이가 "폭 넓은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예능"이라고 자신했듯 온 가족의 공감대를 저격할 수 있다는 것. 덕분에 파일럿 '지금 1위는'의 정규 편성도 논의 중인 상황이다. 세대 초월 컬래버레이션이 음악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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