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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기대감 키우는 북한… 연일 경제-비핵화 의지 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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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기대감 키우는 북한… 연일 경제-비핵화 의지 설파

입력
2019.02.18 20: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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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매체들 “중대한 역사적 전환기”… 김정은 결단 칭송ㆍ비핵화 불가역성 강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흘 앞둔 17일(현지시간)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방문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흘 앞둔 17일(현지시간)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방문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정중동(靜中動)일까.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흘도 남지 않았지만 양측의 의제 관련 협의 진전 정황은 아직 없다. 그러나 징후가 나쁘지는 않다. 적어도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거라고 기대하게 만들 법한 움직임이 북한 측에서도 속속 포착되고 있어서다.

18일 현재 정상회담 로지스틱스(실행 계획) 준비 임무를 띤 북미 양측의 경호ㆍ의전팀은 이미 하노이에 들어와 있는 상태다. 그러나 합의문 작성 역할을 맡은 의제팀이 파견됐다는 이야기는 여태 들리지 않는다. 외교 소식통은 “현지에서 만나기 전에 각자 준비해야 할 일들이 양측 모두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금주 후반에야 추가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발(發) 신호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 이야기다. 일단 북한 인민들이 독자인 대내 매체들에는 요즘 연일 경제 건설에 매진하라는 채찍질이 끊이지 않는다. 비핵화와 반대급부를 교환하는 북미 정상 간의 담판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딱 부러지게 알려주지는 않지만 어쨌든 지금이 변혁기라고 환기시키면서다. 이날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조국이 중대한 역사적 전환기에 서 있다”며 “국가제일주의를 신념으로 간직하고 하나의 제품, 하나의 창조물도 위대한 우리 국가의 존엄과 위상을 만방에 떨치고 빛내는 자랑이 되고 긍지가 되게 하자”고 주민ㆍ간부들을 다그쳤다.

계기마다 등장하는 화두가 경제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71주년 인민군 창건 기념일(건군절)인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무력성을 찾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수행의 관건적인 해(4년차)인 올해에 인민군대가 한몫 단단히 해야 한다”고 역설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성절)인 16일에는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이 사설로 “사회주의 자립 경제의 위력을 더욱 강화하여 우리 국가가 하루빨리 경제 분야에서도 세계 선진국가들을 앞서나가게 하여야 한다”고 독려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대내외에 전례 없이 부각되고 있기도 하다. 노동신문은 6~8일 열린 평양 실무협상 닷새 뒤(13일) 재일동포 명의로 실은 논평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전차를 묶은 매듭을 칼로 내리쳐 끊었다는 ‘고르디우스 매듭’ 일화에 빗대 “상상을 초월하는 중대 결단”이라고 칭송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이 신문에 의해 상세히 설명된 건 처음이다. 17일 선전 매체 ‘메아리’는 ‘핵무기를 만들거나 시험하거나 사용하거나 전파하지 않는다’는 ‘핵무기 4불(不)’ 입장에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6ㆍ12 조미(북미) 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하려는 결연한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며 자기들의 비핵화 의지가 진심이라고 국제사회를 설득했다.

진정성과 더불어 ‘이제 돌아설 수 없다’는 식의 불가역성 강조는 비핵화 노선에 반대하는 내부 회의론자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8개월간 대미 협상이 교착하자 최근 2~3개월 동안 비핵화 노선은 갈 수 없는 길 아니냐는 이견이 나오는 등 북한 고위급 내부에서 동요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역진 불가라는 단속 말고도 대북 제재 완화 등 피부에 와 닿는 경제 성과가 북한 정권에게는 절박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이번 담판에서 반등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 미국에 내줄 건 내줘야 한다고 북한이 마음먹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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