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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완전한 비핵화 실현 어려워... 한반도 평화 정착만으로도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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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완전한 비핵화 실현 어려워... 한반도 평화 정착만으로도 성과”

입력
2019.02.18 17:18
수정
2019.02.18 21:4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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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일각서 대북 협상 현실론… “북미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주장

美의회는 “성급한 제재완화 안돼” 북미회담 후에도 논란 계속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27~28일 열리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워싱턴 일각에서 대북 협상 현실론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무기 생산 활동 등을 제한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정착하는 것만으로도 성과라는 주장이다. 반면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제재 완화를 해줘서는 안 된다는 압박도 여전해 2차 정상회담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비영리 외교정책기구인 '디펜스 프라이오러티스'(Defence Priorities)의 대니얼 디페트리스 연구원은 17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우리는 (정상회담) 성공에 대해 완전히 다른 척도, 즉 워싱턴의 많은 정책 입안자와 전문가들이 집착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환상을 넘어서는 것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 안보, 예측가능성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핵 폐기는 미 행정부 달성 능력을 넘어서는 목표"라며 북한이 경제를 희생하며 25년간 개발해온 체제 생존의 도구인 핵무기를 포기할 리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비핵화 없이는 북미 관계 개선을 반대하는 워싱턴 주류 시각에 대해서도 “구시대적이고 위험하다”면서 “평화는 북한에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가 장기적으로 달성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70년 가까운 북미 적대관계의 페이지를 넘기기로 서로 약속하고서 베트남을 떠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들이 하지 못한 것을 성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싱크탱크 소속 대니얼 데이비스 선임연구원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반드시 이뤄내야 할 주요 결과물은 CVID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단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옹호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결을 주장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미국 우선의 현실주의 안보관을 설파하는 곳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트럼프 지지세력 일각의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의 현실적 어려움으로 북미 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그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극히 제한적이었던 이런 의견들이 최근에는 공개적인 목소리로 잇따르는 상황이다.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비확산소위원장인 브랜드 셔먼 민주당 의원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철저한 감시를 전제로 제한된 수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는 대신 미사일 기술 관련 프로그램을 동결할 수 있다면 미국은 더 안전해질 것”이며 트럼프 정부가 더 현실적인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의회나 워싱턴 씽크탱크 주류는 여전히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제재 완화를 해서는 안 된다는 쪽이다. 최근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 의원과 로버트 메넨데즈 민주당 상원 의원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성급한 제재 완화가 이뤄져서는 안되며 한국 정부 역시 동일한 대북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비핵화 조치 없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보면서 비핵화 견인을 위한 최대 압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같은 대북 비판론자 사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북한과 성급한 합의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연패 돌파를 위해 북한에 베팅하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하노이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패배 이후 계속되는 국내 정치적 좌절을 전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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