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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주초 ‘의전’ㆍ주중 ‘의제’ 백지상태서 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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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주초 ‘의전’ㆍ주중 ‘의제’ 백지상태서 담판

입력
2019.02.17 19:00
수정
2019.02.17 23: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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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선-월시 하노이서 의전 협상 시작… 김혁철-비건 20일 전후 합의문 조율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전 조율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16일(현지시간) 하노이 시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을 방문한 뒤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전 조율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16일(현지시간) 하노이 시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을 방문한 뒤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 비핵화 운명을 가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흘도 안 남은 가운데 양측은 16일(현지시간)부터 숙소와 동선 등 의전 준비에 착수했다. 의전과 투트랙으로 동시 진행되는 의제 협상을 위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도 20일 전후로 만나 북한의 추가 비핵화 계획 및 상응조치를 담은 합의문 초안 담금질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27,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은 시간과 장소만 확정됐을 뿐 세부 일정과 합의 내용 등은 여전히 백지상태다. 비건 대표는 지난 6~8일 평양을 방문해 김 대표와 벌인 협상과정에서 합의문 초안보다는 비핵화와 상응조치와 관련해 각각의 입장을 주고받는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의전 관련 협상에서도 회담 개최지를 하노이로 확정하는 것에 집중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동선, 단독회담과 확대회담 세부계획 등은 후순위로 미뤄둔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 회담’의 성패 여부가 남은 열흘 간 양측 실무협상에서 ‘악마의 디테일’을 얼마나 정교하게 담아낼 수 있는지에 달린 셈이다.

북미는 일단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의전 문제부터 협의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실무협상단에 앞서 대니얼 월시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이끄는 미국 의전팀과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을 비롯한 북측 선발대가 각각 15일(현지시간)과 이튿날 하노이에 도착했다. 북측은 짐을 푼 직후 베트남 정부 당국자들과 접촉하고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등 김 위원장 숙소 후보지를 둘러봤다. 25, 26일로 예상되는 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을 위한 점검이 우선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창선 부장은 17일 오전 베트남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공장 주변을 둘러본 뒤 오후에 숙소인 베트남 정부 영빈관으로 돌아와 월시 부비서실장 등 미측과 협상을 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 한국일보] 북한 김창선 하노이 동선_김문중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북한 김창선 하노이 동선_김문중 기자

회담의 핵심인 의제 협상은 비건 대표와 김혁철 대표가 20일 전후 만나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풍계리 핵실험장 및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ㆍ사찰,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북한 비핵화 조치와 이에 상응해 6ㆍ25전쟁 종전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대북 경제적 지원과 관련한 목표 내지는 방침이 합의문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칼로 끊어 낸 일화(복잡한 문제를 과감한 결단으로 풀어냈다는 의미)에 빗댄 것도 김 위원장의 과감한 결단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를 촉구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관건은 김혁철 대표가 미측 요구사항인 영변 핵시설 사찰 내지 영변 외 지역의 핵시설 신고에 대한 김 위원장의 결단을 받아 회담에 임할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4일 북한의 과감한 비핵화가 있을 경우 대북제재 완화도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에 북측이 호응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의전 협상보다 의제 협상이 늦어지는 것은 양측이 최대한 신중하게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합의문 조율은 북미 회담 직전인 26일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6ㆍ12 1차 정상회담 때도 의제 실무협상을 맡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성 김 주필리핀 미 대사는 11일 오후까지 합의문 문구를 다듬었다. 지난 회담보다 협상기간이 짧은 이번 회담이야말로 양측 실무대표가 기싸움을 막판까지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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