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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교역국인데… 대 중국 수출 3개월째 급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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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교역국인데… 대 중국 수출 3개월째 급감 ‘비상’

입력
2019.02.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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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대 중국 수출 추이. 그래픽=박구원 기자
월별 대 중국 수출 추이. 그래픽=박구원 기자

최근 심상찮은 수출 감소세 속에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향한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했고, 감소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는 미ㆍ중 무역갈등과 세계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선 중국의 ‘기술 자립’이 본격적으로 위력을 드러내는 결과란 우려도 제기한다. 최근의 대중 수출 감소가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현상일 경우, 우리 경제 전반에 엄청난 위기 신호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월 대중 수출 19.2% 급감

16일 관세청의 ‘1월 수출입 현황 확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5.9% 감소한 463억달러에 머물렀다. 작년 12월(-1.7%)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다.

무엇보다 대중 수출 감소의 직격탄이 컸다.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은 108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9.2%나 급감했다. 1년 전과 비교한 대중 수출은 작년 11월(-3.2%), 12월(-14.0%)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다. 또 감소폭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중 수출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 등으로 한중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던 2015년 7월~2016년 10월 사이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대중 수출은 △메모리 반도체(-42.5%) △석유제품(-29.4%) △무선통신기기(-28.6%) △액정디바이스(-44.7%) △자동차 부품(-36.6%) 등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중국으로의 수출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반도체ㆍ석유제품 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청 관계자는 “대중 수출의 약 45% 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 수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영향이 크다”며 “반도체의 경우 특히 수출물량 감소보다는 가격 하락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ㆍ중 무역갈등으로 중국 경기도 둔화되면서 중간재 비중이 높은 대중 수출 품목이 영향을 받았다”고 해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1월 수출은 9.1% 늘었는데

하지만 ‘미ㆍ중 무역갈등→중국 경기 둔화→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라는 정부의 인식과 달리, 지난달 중국의 총 수출은 1년 전보다 9.1%나 증가한 2,176억달러에 달했다. 작년 12월 4.4% 감소에서 1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물론 우리의 설 연휴와 같은 중국 명절인 춘지에(春节ㆍ2월 4~8일)를 앞두고 중국이 수출 일정을 대거 앞당긴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는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의 대중 수출 감소가 중국 경기 둔화와 무관한 요인일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의 눈부신 성장을 하나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중국의 급격한 추격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은 세계 무대에서 점점 경쟁력을 잃어왔고, 그나마 버텨오던 반도체마저 이제는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라며 “최근의 대중 수출 감소 추세는 이런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최근 기업인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자동차, 스마트폰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도 중국과 기술 격차는 없다고 본다”며 “반도체 분야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 2월호’(그린북)을 통해 반도체 업황을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이는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견조한 흐름’이라고 봤던 수출이 이달엔 ‘조정’이라는 부정적 인식으로 바꾸는 가장 큰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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