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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스코이호 사기꾼, 블록체인으로 똑같은 수법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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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스코이호 사기꾼, 블록체인으로 똑같은 수법 사기

입력
2019.02.14 12:36
수정
2019.02.14 21:5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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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명 피해…경찰 ‘바지사장’ 등 4명 입건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주범 류승진 전 신일그룹 회장이 SL블록체인그룹 직원들에게 추가 범행을 지시한 카카오톡 메신저. 서울경찰청 제공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주범 류승진 전 신일그룹 회장이 SL블록체인그룹 직원들에게 추가 범행을 지시한 카카오톡 메신저. 서울경찰청 제공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인양한다며 거액 투자금을 모은 뒤 해외로 도주한 신일그룹 류승진 전 회장이 이번엔 ‘블록체인’ 기술을 내걸고 똑같은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4일 대규모 금광을 채굴한다며 받은 가상화폐 투자금을 가로챈 SL블록체인그룹 대표 이모(49)씨와 직원 4명을 사기 혐의로 조사 중이라 밝혔다.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 중이다. 돈스코이호 사건으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수배 중인 류 전 회장도 추가 입건했다.

이들의 범행 수법은 돈스코이호와 똑같았다. 이씨 등은 지난해 9월 ‘1,000만t의 금이 매장되어 있는 경북 영천의 금광을 개발한다’고 광고했다. 동시에 금광 개발과 연계된 가상화폐 ‘트레저SL코인’에 투자하면 거래소 상장과 동시에 수십 배의 차익을 누릴 수 있다고 유혹한 뒤 388명으로부터 약 10억 원을 받아 챙겼다. 류 전 회장은 돈스코이호 때 ‘신일해양기술’이란 회사를 내세워 150조원대 금괴가 든 보물선을 인양한다며 2,300여명으로부터 90억 원을 받아 챙긴 바 있다.

이번에 내세운 SL블록체인그룹은 신일해양기술에서 이름만 바꾼 회사다. 이들은 트레저SL코인을 전문 개발업자에게 의뢰해 온전한 가상화폐의 외연을 갖추도록 했지만, 수사 등을 대비해 미국에 서버를 두도록 했다. 하지만 영천의 금광은 구체적 매장량조차 확인된 적이 없는, 수익성이 거의 없는 곳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조건으로 15억원의 성공수당을 보장받았다”고 자백했다. 이씨는 금광이나 블록체인과는 무관한, 35년간 중식당을 운영한 주방장이었다.

경찰은 도피 중인 류 전 회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전화 등을 이용해 국내 공범들을 지휘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류 전 회장의 최근 소재가 베트남 일대인 것으로 파악, 현지 사법기관과 함께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류 전 회장이 SL블록체인그룹의 상호를 최근 ‘유니버셜그룹’으로 바꾸도록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씨 같은 대리인들 내새워 또 다른 범행을 준비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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