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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백혈병 아이들에게 매달 청정 생수 보내는 농심

입력
2019.02.17 19: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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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이 약해져서 물은 무조건 생수만 사서 마셨습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농심 덕분에 물 걱정을 덜었어요. 다른 사람들에겐 별 것 아닐지 몰라도 우리한텐 생명수나 마찬가지죠. 혹시 물 때문에 탈 날까 늘 노심초사했는데, 생수를 지원받게 돼 정말 고맙습니다. 다달이 집에 배달되는 생수는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집니다.”

지난해 8월 농심 고객센터에 접수된 한 백혈병 환아 부모의 편지다. 농심은 지난해 3월부터 사단법인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를 통해 백혈병 환아가 있는 200가구에 자사 생수 제품인 백산수(500㎖)를 매달 3박스씩 보내고 있다. 백혈병소아암협회에서 운영하는 전국 9개 지원시설에도 매달 백산수를 지원한다. 지금까지 이렇게 지원된 백산수는 10만병이 넘는다.

농심이 백혈병 환아 가정에 백산수를 지원하게 된 건 면역력이 떨어진 환아들이 물조차 쉽게 마시지 못하기 때문이다. 백혈병 환아들은 주로 끓인 물이나 시판되는 생수를 마신다. 면역력이 약해 일반 정수기 물이나 수돗물을 그대로는 마음 놓고 마시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심은 환아들의 건강이 물에서 출발한다고 보고, 환아 부모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아이들에게 생수를 자주 먹일 수 있도록 백산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농심 관계자는 “백두산 천연 원시림에 수원지를 둔 청정한 백산수를 환아들이 건강을 되찾을 때까지 아낌 없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산수는 백혈병소아암협회가 한국소아암부모회와 함께 진행한 국토순례 캠페인에도 지원됐다. 지난해 10월 3~6일 전국에서 모인 백혈병 환아 가족과 완치자 등 200여명은 서울과 경기 일대에서 열린 국토순례 행사 참여해 하루 4시간을 걸으며 완치 의지를 북돋우고 사회 일원으로서 새 출발을 다짐했다. 농심은 이 현장에 백산수 3,000병과 후원금 1,000만원을 쾌척하며 응원에 나섰다. 햇빛을 가려주는 모자 제작도 지원하는 등 다방면에서 행사 운영에 힘을 보탰다.

백혈병 환아들의 일상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백산수 지원과 더불어 농심은 임직원의 마음을 모아 단체 헌혈도 진행했다. 지난해 9월 서울 동작구 본사 사옥에서 헌혈 행사를 진행한 농심은 헌혈증 100장을 모아 백혈병소아암협회에 전달했다. 백혈병 환아들은 조혈 기능이 떨어지는 데다 혈소판도 감소하기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수혈이 필수다.

서울 마포구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내부에 농심이 후원한 백산수 제품이 놓여 있다. 농심 제공
서울 마포구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내부에 농심이 후원한 백산수 제품이 놓여 있다. 농심 제공
지난해 5월 경기 안성시 미양면에서 양봉업자들이 꿀을 채취하고 있다. 농심은 이렇게 채취된 국산 꿀을 다량 구매해 과자 제조에 쓴다. 농심 제공
지난해 5월 경기 안성시 미양면에서 양봉업자들이 꿀을 채취하고 있다. 농심은 이렇게 채취된 국산 꿀을 다량 구매해 과자 제조에 쓴다. 농심 제공

농심(農心)의 기업 이름은 ‘농부의 마음’이라는 뜻이다. 정직하고 근면 성실한 농부의 마음가짐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땀 흘려 일한 결실에 감사하고, 기꺼이 이웃과 함께 한다”는 철학은 반 세기 넘게 농심을 이끌고 있는 기본 정신이다. 지역 농가들과의 다양한 협업 활동은 바로 이 같은 철학을 밑바탕으로 삼고 있다. 국내 농가에서 생산한 재료로 제품을 만들어 농가의 소득 증가와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농심이 1972년 출시한 과자 꿀꽈배기는 30억개가 넘게 팔리며 대표적인 장수 제품으로 꼽힌다. 꾸준한 인기의 비결은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원재료인 꿀이다. 꿀꽈배기 1봉지(90g)에는 은은하고 부드러운 단맛의 국산 아카시아 꿀이 약 3g 들어간다. 꿀벌 1마리가 70번 일을 해 모은 양이다.

농심은 꿀꽈배기를 만들기 위해 해마다 170여톤의 아카시아 꿀을 사용한다. 지난해까지 누적 구매량이 약 8,000톤에 달한다. 이는 과자업계 최다 수준으로, 국내 연간 아카시아 꿀 생산량의 25%에 해당한다. 농심의 국산 꿀 구매는 양봉업계의 판로로 이어지고 있다. 김용래 한국양봉농협 조합장은 “농심 같은 기업에서 국산 꿀로 제품을 많이 만들면 3만여 양봉 농가의 안정적인 판로 확대와 소득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심의 인기 라면 너구리에는 완도산 다시마가 들어 있다. 이 다시마는 농심이 전남 완도군 금일도의 다시마 양식 어가(漁家) 약 450가구에서 30년 넘게 공급받고 있다. 양식 어민들이 5~7월 다시마를 채취해 경매장에 내놓으면 농심이 협력업체를 통해 경매에 참여해서 구매하는 방식이다. 농심은 너구리를 출시한 1982년부터 지금까지 완도산 다시마를 고집하고 있다. 매년 금일도 다시마를 평균 400톤씩 구매해왔다. 누적 구매량이 1만4,000여톤에 이른다.

김승의 완도금일수협 상무는 “너구리는 다시마 어가들의 판로 걱정을 덜어주는 효자상품”이라며 “너구리 판매가 다시마 소비로 이어지고,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는 어촌경제에 안정과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9월 전남 완도군 금일도의 어민들이 이곳에서 생산된 다시마가 들어 있는 농심의 라면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농심 제공
지난 2017년 9월 전남 완도군 금일도의 어민들이 이곳에서 생산된 다시마가 들어 있는 농심의 라면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농심 제공

농심은 또 국내 감자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 한편, 소비자에게 좋은 품질의 감자스낵을 제공하기 위해 2010년 6월 100% 국산 수미감자로 만든 과자 수미칩을 출시했다. 농심은 한해 1만톤 안팎의 국산 감사를 구입하고 있다.

본사가 있는 서울 동작구 지역사회에서도 농심은 핵심 가치인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 사옥 앞마당은 해마다 어린이날이 되면 놀이터로 탈바꿈한다. 2008년부터 시작한 농심 어린이날 행사는 매년 시민 5,000여명이 방문하는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자리잡았다. 지난 12월에는 서울 동작복지재단과 ‘사랑의 라면 전달식’을 갖고 신라면 3,000박스를 기부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겨울 농심이 이웃과 나눈 라면은 총 2만9,000박스에 달한다.

농심 관계자는 “이웃과 나누며 행복을 추구하는 농심의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 공동의 행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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