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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앙 수준인 올해 첫 고용 성적표, 참담하고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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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앙 수준인 올해 첫 고용 성적표, 참담하고 불안하다

입력
2019.02.14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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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13일 ‘1월 고용동향’을 통해 실업자 수가 122만4,000명으로 1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만9,000명 증가에 그쳤고, 실업률은 4.5%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30대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12만6,000명, 40대가 16만5,000명 줄어드는 등 경제활동의 주축인 30, 40대 취업자의 감소가 특히 염려스럽다. 전반적인 수출 둔화세 속에 반도체 업종 부진 등으로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에서 취업자가 17만명 감소한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당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조선업 구조조정 마무리,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한 자동차 판매 회복” 등을 근거로 “연말이 되면 일자리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최악의 고용 성적표는 해가 바뀌었어도 개선은커녕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본질을 외면한 고용 및 경제 정책과 안이한 경기 예측이 빚은 참사다.

실제 최저임금 급등 여파로 자영업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정부는 그동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며, 오히려 고용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비교적 형편이 나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취업자 수가 무려 4만9,000명 줄었다. 지난해 12월(2만6,000명)에 이은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정부가 지난해 최저임금 급등 충격을 덜어주기 위해 투입한 3조원의 일자리 안정자금 약효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올해 10.9%를 포함, 2년간 29% 오른 최저임금 상승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두려울 정도다. 제조업과 자영업 분야의 참담한 현실을 보면 재정 투입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가늠키 어렵다.

정부는 공공기관 신규 채용을 2,000명 더 늘리고,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의 대규모 투자를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고용ㆍ경제 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지 않으면 상황 반전은 어렵다. 최저임금 인상률 차등 적용,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 등도 그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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