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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러 INF 갈등, 일본 북방영토 반환 문제로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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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러 INF 갈등, 일본 북방영토 반환 문제로 불똥

입력
2019.02.1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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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이사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러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이사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러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가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로 갈등을 벌이면서 일본 정부가 양국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안보 동맹국 미국의 편에 서자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체결과 쿠릴 4개 섬 반환 협상이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는 일본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지상배치형 요격미사일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를 우려하고 있다. 이를 INF탈퇴를 계기로 미국이 구상하는 전 세계적 미사일방어체계(MD) 일환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4일 키르기스스탄을 방문, INF 탈퇴를 선언한 미국을 비판하면서 2016년 루마니아에서 운용을 시작한 지상배치형 요격미사일 체계를 거론했다. 또 같은 시스템의 도입이 폴란드와 일본에서도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이지스 어쇼어 도입과 관련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는 지난달 말 일본에 이지스 어쇼어 2기를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하고 의회에 통보한 상황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일본과의 외무ㆍ국방장관 회담(2+2 회담) 등에서 이지스 어쇼어 도입에 대한 우려를 꾸준히 전달해 왔다.

이처럼 러시아 정부가 INF와 관련, 미국과 일본을 엮으려 하는 배경에는 러일 간 평화조약 체결, 영토반환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5일 타지키스탄 방문에서도 “INF와 쿠릴 4개 섬 문제는 명확히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이지스 어쇼어가 INF를 위반할뿐더러 평화조약 체결을 목표로 하는 러일 간 안보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15일 개막하는 뮌헨안보회의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러시아가 ‘이지스 어쇼어’ 문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쿠릴 4개 섬 일부를 돌려받을 경우 주일미군이 해당 섬에 미사일을 전개할 가능성에 대한 러시아측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일본으로서는 협상력이 더욱 떨어지게 된다.

아베 총리는 4일 북방영토의 날 기념식에서 그간 사용했던 ‘북방영토 불법점거’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몸을 낮추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의 INF 탈퇴 통보 이후 조약의 효력이 사라지는 6개월 내에 중국을 포함하는 미ㆍ중ㆍ러 간 새로운 미사일 억제 조약 등의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러일 평화조약 체결과 영토반환 협상은 난관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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