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한국 대기업 주재원 피습 사건이 벌어진 터키 이스탄불의 현지법인 사무실 소재 지역 모습. 연합뉴스

한국 대기업의 터키법인 주재원이 현지인들한테서 무차별 폭행을 당해 큰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12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쯤 한국 대기업 A사의 터키법인 주재원 B씨가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 있는 회사 사무실 주변에서 신원 불명의 현지인들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범행 장소에서 미리 B씨를 기다린 것으로 보이는 가해자들은 B씨가 소지한 금품에는 전혀 손대지 않고 폭행만 한 뒤, 현장을 떠났다. B씨는 코뼈가 부서지는 등 크게 다쳐 치료를 받았고, 정신적 충격에도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공격범들은 검거되지 않은 상태다. 교민 사회에선 이번 사건이 ‘묻지마 폭행’이라기보단, 거래 관계에서 불만을 품은 현지 사업자가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A사 현지 법인에선 지난해에도 신변 위협을 당한 주재원이 조기 귀임한 전례가 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당국이 A사의 현지 분쟁 여부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와 관련, 주이스탄불 한국총영사관은 “여러 측면에서 민감한 사안이고,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어떤 정보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A사 터키법인은 이 사건 이후 한국인 직원 안전대책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풀을 이용해 여러 명이 함께 출ㆍ퇴근하고, 회사 주변 경비를 강화한 것은 물론, 야근을 자제토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터키에서 한국인 사망ㆍ피습 사건은 때때로 발생하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처벌 및 보상이 이뤄진 사례는 많지 않다. 2016년 외신에도 보도된 ‘한인 레코드숍’ 피습 사건에서도 폭행에 가담한 터키인들은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고, 피해 한인만 가게를 폐점한 뒤 해당 구역을 떠났다. 같은 해 한인 아동 성추행 사건 역시 터키 재판부가 피해 하동 측이 원치 않는 법정 진술을 고집, 현지인인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했다. 지난해 관광지 파묵칼레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중 사망한 한국인 20대 관광객의 유족도 보험금 또는 보상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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