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증가율ㆍ국내여행 등 지난해보다 부진 
 해외여행만 ‘나홀로’ 급증… “양극화 반영” 
중국인 관광객들이 춘제 연휴 기간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을 돌아다니고 있다. AFP 연합뉴스

중국인들이 1년 중 가장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춘제(春節ㆍ음력 설) 연휴 일주일은 소비시장의 최대 대목이기도 하다. ‘춘제 경제 데이터’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진 올해엔 전반적으로 다소 저조한 성적표가 나온 가운데 사회 전반의 양극화 추세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상무부는 11일 올해 춘제 연휴(4~10일) 기간 소매ㆍ요식업 매출이 1조50억위안(약 166조6,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사상 최초로 1조위안을 돌파했다는 점을 수 차례 강조했지만, 증가율이 지난해보다 1.7%포인트나 낮은 수치인데다 춘제 대목에 소비 증가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도 2005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뒤 처음이다. 상무부도 당초 10% 증가율을 예상했었다.

해외여행과 국내여행은 큰 편차를 보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춘제 연휴 기간에 해외여행이나 친지 방문 목적으로 출입국 심사를 받은 사람은 722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 가까지 급증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무색할 만큼 당초 예상치인 700만명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출국 목적지의 경우 홍콩ㆍ마카오ㆍ태국ㆍ일본ㆍ베트남ㆍ한국ㆍ대만ㆍ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ㆍ미국 등의 순이었다.

반면 국내 여행은 증가세가 약화했다. 중국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춘제 기간 국내 여행객은 4억1,500만명으로 작년에 비해 7.6% 증가하는 데 그쳤고, 관광수입도 5,139억위안(약 85조원)으로 8.2% 늘어난 수준이었다. 지난해 춘제 연휴 때는 국내 여행객과 관광수입 증가율이 각각 11.9%, 12.6%였다. 해외여행과 국내여행의 편차는 경기 둔화의 여파가 일반 서민들에게 훨씬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최근 몇 년간 성장세가 두드러졌던 극장 박스오피스 매출에도 경기 침체 우려가 반영됐다. 중국의 대표적인 박스오피스 분석기관 마오옌(猫眼)의 통계를 보면 춘제 연휴 전체 박스오피스 수입은 지난해 대비 성장률이 1%에 그친 58억위안(약 9,615억원)으로 시장 예상치(60억위안)에도 미치지 못했다. 작년 춘제 연휴 때 극장 수입 증가율이 무려 60%를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춘제 경제 데이터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온라인 쇼핑몰 징둥(京東)닷컴의 매출이 작년에 비해 40% 이상 급증하고 레저ㆍ전시ㆍ행사 참여 등의 비중도 각각 30% 이상 늘어나는 등 인터넷ㆍ체험형ㆍ스마트 소비 패턴은 한층 강화된 모습이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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