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의 모습. 뉴시스

연구개발(R&D) 투자액 기준으로 세계 상위 1,000개 기업 안에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이 지난 3년간 3배 가량 늘어난 반면 한국 기업은 몇 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도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기업 중심의 전자기기·자동차 부문 연구개발에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져 한국 미래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글로벌 1,000대 기업의 2017년 기준 R&D 투자현황을 분석한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1,000개 기업 중 한국 기업은 25개가 이름을 올려 2014년 24개에서 3년 동안 1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46개에서 120개로 3배 가까이 늘어난 중국과는 극히 상반된 모습으로 특히 중국의 3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바이두(27.2%), 알리바바(33.4%), 텐센트(33.4%)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할 만큼 R&D에 투자를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역시 113억 유로를 투자, 투자액 규모에서 세계 5위에 올랐다. 진흥원은 “중국 기업들이 정부의 ‘제조 2025’ 추진 및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해 R&D에 적극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름을 올린 한국 기업 25개의 전체 투자액은 267억 유로로 569억 유로에 달한 중국 기업들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중 전년 4위에서 R&D 투자 세계 1위 기업으로 뛰어오른 삼성전자가 절반에 해당하는 134억 유로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 중심의 전자와 자동차 부문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이었다. 진흥원은 “미국과 일본, 중국이 다양한 분야에 골고루 투자하는 반면 한국은 전자와 전기 장비, 자동차와 부품 분야 비중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는 미국(319개)이었다. 투자액 역시 2,520억 유로로 전체 37.9%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컸다. 일본(153개)과 중국, 독일(69개)이 뒤를 이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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