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포항 행렬로 인구 50만선도 위태…기업유치와 이탈방지 비상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나고 1년이 지났지만 당시 파손됐던 북구 장량동 한 주택이 복구되지 못하고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철강도시 포항의 도시경쟁력이 계속된 지진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지진으로 수학능력시험 연기사태까지 빚었던 포항에서는 지난 10일 낮 규모 4.1의 지진이 일어나자 타도시 이주와 부동산 시세 하락, 기업유치 및 이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11일 행정안전부와 포항시에 따르면 2017년 11월 지진 이후 인구감소는 현실이 되고 있다. 한때 53만명을 넘었던 포항지역 인구는 올 1월말 기준 50만9,964명으로 51만명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월 51만8,662명이었으나 1년 만에 8,698명이 빠져나간 것이다.

부동산 시장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미분양 주택 위험진단 지수가 85.6을 기록해 ‘경고’를 받은 포항의 미분양 아파트는 작년 말 기준으로 1,508가구에 이르고 있다. 현재 미분양 주택수를 최근 2년간 미분양주택 최댓값에 대한 백분율로 산출한 지수가 80 이상이면 ‘경고’, 60~80이면 ‘주의’ 등급이다.

부동산 거래도 뚝 끊겼다. 최근 포항지역에는 전용면적 85㎡ 규모 아파트가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데다 분양가에서 5,000만원 이상 가격을 낮춰도 문의조차 없다. 주요 교차로에는 “2년만 살아보고 결정하라”는 등의 광고 현수막이 곳곳에 나붙어 있다.

지난 7일에는 북구 흥해읍행정복지센터가 하루에만 ‘미분양 아파트를 저렴하게 판다’는 내용이 대부분인 불법 현수막 540개를 철거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최근 발표한 ‘포항지역 아파트시장 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포항 아파트시장은 매매가격과 거래폭이 함께 하락하고 있고, 지난해 들어 하락폭은 확대되는 상황이다.

포항을 대표하는 기업인 포스코는 지난해 5조4,47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전년 대비 19.9% 급증한 결과를 얻었지만, 포항지역 경기는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지난달 31일 포항상공회의소, 포스코 포항제철소 등 경제 관련 기관단체 대표 700여명과 포항시 경제살리기 범시민대책본부를 출범시켰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지역화폐인 포항사랑상품권을 1,000억원치 발행키로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시장ㆍ군수ㆍ구청장협의회 국정설명회 후 대통령에게 정부의 포항 지진복구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이 이제 겨우 위기를 기회로 삼고 대규모 도시재생사업 등을 추진할 의지를 다지고 있는데 앞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해 허탈하다”며 “포항블루밸리 등 산업단지 조성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고 어렵게 유치한 기업들마저 등을 돌릴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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