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12월 영업이익 2.6% 감소 동일본대지진 이후 최대폭

그림1 일본 도쿄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중 무역전쟁으로 초래된 중국 경제 급속 침체의 불똥이 일본 기업으로 튀고 있다. 일본 증시 토픽스지수에 속한 1,014개 기업의 2018년 회계연도 3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는데, 이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던 2011년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일본 기업들은 수년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친기업 정책 하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해 애플, 인텔 등 대기업에 영향을 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다, 중국의 경기둔화로 자동차와 전기부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일본전산, 화낙, 파나소닉 등 일본을 대표하는 제조업체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11일 보도했다.

일본 최대 산업용로봇 제조업체 화낙은 지난달 31일 2018년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전년 대비 22% 감소한 1,419억엔(약 1조4,523억원)으로 발표했다. 2018년 회계연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줄어든 357억엔(약 3,653억원)이었다. 공장자동화 추세로 국내에선 이익이 늘고 있지만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중국 기업의 수주가 급감한 탓이다. 이나바 요시하루(稲葉善治) 회장은 “현 상황에서 이미 바닥을 쳤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회복 시기를 전망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일본전산의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달 17일 2018년 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 순이익을 전년 대비 14% 감소한 1,120억엔(약 1조1,461억원)으로 전망했다. 당초 1,470억엔(약 1조5,042억원)에서 24% 하향 조정한 것이다. 나가모리 시게노부(永守重信) 회장은 “지난해 11~12월에 심상치 않은 변화가 일어났다”며 “46년간 경영을 해 왔지만 월간 주문량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중국의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을 꼽았다.

실적을 하향 조정 중인 일본 기업들은 전자기기, 운송, 화학 부문에 집중돼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내 자동차, 스마트폰 판매 감소의 영향을 받는 기업들이다. 기쿠치 마사토시(菊池正俊) 미즈호증권 수석전략가는 “전자와 기계 부문에서의 실적 둔화는 예상됐으나 중국 자동차 판매 부진의 영향이 예상보다 나빴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이자 생산국인 중국 자동차업체의 실적 둔화가 관련 전자부품 제조업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일본 무역수지도 1조2,033억엔(약 12조3,136억원)의 적자를 기록, 3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4.1%으로 2017년(11.8%)에 비해 큰 폭으로 낮아졌고, 이는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한 대(對)중국 수출 감소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