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ㆍ태풍으로 불가능’ vs ‘시도라도 해야’ 
 내달 위탁 계약 또 만료 앞둬 
지난 2016년 여름 이후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지내고 있는 태지. 퍼시픽랜드 제공

“한국 해역에는 바다쉼터(돌고래 보호소) 적격지가 없다”(해양동물전문가),

“충분히 가능하다. 시도라도 해보자”(동물보호단체)

서울대공원의 마지막 돌고래 ‘태지’(19세 추정ㆍ수컷)를 위한 바다쉼터 조성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서울시는 지난 2017년 6월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를 제주 앞바다에 방류하면서, 이와 다른 종(큰돌고래)이라는 이유로 태지를 방류 대상에서 제외하고, 제주지역의 돌고래쇼 업체인 퍼시픽랜드에 위탁을 맡겼다. 당초 계약은 지난해 12월말 끝날 예정이었으나 태지의 소유권 포기에 대한 동물보호단체와 시민들 반발이 커지면서 계약만료 시한은 3월말로 연기된 상황이다.

퍼시픽랜드로 이동하기 전 서울대공원에서 홀로 있을 당시 태지. 서울대공원 제공

전문가들은 대체로 바다쉼터 조성에 부정적이다.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방류를 총괄했던 김병엽 제주대 해양과학대학 돌고래연구팀 교수는 “제주가 아닌 지역은 수온이 낮아 어렵고, 제주는 태풍과 계절풍의 영향으로 가두리 시설 형태로 만들어지는 바다쉼터가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큰돌고래인 태지가 가두리를 뚫고 제주 바다로 나갈 경우 남방큰돌고래들과의 이종교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가두리가 아닌 고정시설물 형태로 조성하게 되면 어업권 보상 및 사후 관리비를 포함해 80억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손호선 고래연구센터 센터장도 “돌고래는 원래 서식지에 방류해야 하며 서식조건과 건설, 관리 비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바다쉼터의 수질 정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돌고래바다쉼터추진위원회 제공

반면 동물보호단체로 구성된 돌고래바다쉼터추진위원회는 이미 미국, 영국, 아이슬란드 등 외국의 사례를 볼 때 바다쉼터 대상지를 제주에 국한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한다. 국내 다른 지역을 활용하면 건설비용도 줄이고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해양동물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의 조약골 대표는 “해양보호구역이나 환경보전해역 등으로 지정된 충남 가로림만, 전남 함평만과 등략만, 전남 완도 도암만 등에 바다쉼터를 만들면 환경문제도 없고 어업권 보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스크포스 등을 만들어 국내에 바다쉼터 적격지가 있는지 분석부터 하자는게 조 대표의 주장이다.

한편 서울대공원 측은 바다쉼터 조성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병엽 교수는 “큰돌고래가 제주 먼 바다까지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바다쉼터가 안 된다면 차라리 방류를 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논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서울대공원은 3월 북미지역에서 바다쉼터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동물복지협회 소속 해양 포유류 과학자 나오미 로즈씨를 초청, 의견을 들어볼 계획이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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