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치료하면 5년 생존율 90~95%로 높아
로봇수술, 발기신경ㆍ괄약근 보존 장점 대세
김종욱 고려대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인터뷰

‘서구형 암’의 대표격인 전립선암이 시나브로 남성암 4위이고, 전체 암 중에서 7위다. 전립선암 발생자수는 2006년 4,527건에서 2016년 11,800건으로 10년 간 2배 이상 늘었다(2016년 국가암등록 통계). 문제는 전립선암이 진행이 느리고 좋은 ‘순한 암’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전립선암 환자는 중간 이상 악성도가 75.7%로, 미국(44%)ㆍ일본(56%)보다 훨씬 고약하다. 다행히 전립선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95%로 매우 높다. 그렇지만 약해진 소변 줄기와 잔뇨감, 혈뇨, 요통과 척추 통증 등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전립선암 증상이 나타났다면 완치율이 30%대로 뚝 떨어진다.

연간 200여건의 전립선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전립선암 치료 전문의’인 김종욱(39) 고려대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걸음마 단계인 유전자변이에 따른 환자 맞춤형 전립선암 치료법 개발에 천착하고 있다.

-전립선암도 다른 암처럼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데.

“전립선암도 초기에는 다른 암처럼 아무런 증상이 없다. 전립선암이 많이 진행되면 요도를 압박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소변 줄기도 가늘어지며, 잔뇨감이 나타난다. 소변이 급하게 마렵거나 심지어 참지 못하고 지리기도 한다.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기도 한다(급성 요폐). 척추나 골반 뼈로 전이됐으면 통증ㆍ마비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95%로 매우 높기 때문이다.

최근 혈액을 채취해 이뤄지는 전립선특이항원(PSA)검사로 손쉽게 전립선암 여부를 초기에 확인할 수 있다. PSA검사 방법이 등장하기 전에는 국내 환자 대부분이 말기에 발견해 치료시기를 놓쳤다. 미국의 경우 정기검진이 활발해 전립선암 환자의 60~70%가 초기에 발견한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전립선암 조기 발견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50대 이상의 남자는 1년에 한 번 PSA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전립선암도 진행 정도, 전이 여부에 따라 치료법이 다양한데.

“전립선암은 뼈로 전이가 잘 돼 골반뼈, 척추 등을 타고 임파선, 폐 등으로 퍼질 때가 많다. 치료는 진행단계에 따라 다르다. 일단 전립선암으로 확진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뼈스캔 등으로 전이 여부를 확인해 병기(病期)를 정한다. 암이 전립선 내에 국한된 국소 전립선암이라면 수술로 전립선을 없애는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이나 방사선치료를 한다.

최근에는 국소 전립선암 중 악성도가 낮은 전립선암이 전립선 일부에서만 생겼다면 치료하지 않고 정기 검사만 시행하는 ‘적극적 추적 관찰(Active surveillance)’이나 전립선 일부만 냉동수술하는 ‘국소냉동수술(focal cryosurgery)’ 등 최소침습적 치료가 쓰이고 있다.

암이 전신으로 퍼진 진행성 전립선암이라면 호르몬요법이나 항암치료 같은 약물요법을 쓴다. 암이 전립선을 벗어나 전립선 주변조직으로 퍼졌지만 전신으로 전이되지 않은 국소진행성 전립선암이면 근치적 전립선절제술, 방사선치료, 호르몬요법 등을 단독으로 치료하면 재발 가능성이 높기에 수술 후 방사선치료나 호르몬요법을 추가 시행하거나 방사선치료와 호르몬치료를 병합해 치료하는 등 복합 치료를 시행한다.”

-최근 로봇수술이 전립선암 수술의 대세로 자리잡았는데.

“전립선은 우리 몸 골반 내 가장 깊은 곳에 있고, 주변에 방광, 외요도 괄약근, 직장, 음경으로 가는 신경혈관다발 등이 있어 수술이 까다롭다. 또한 치료에 성공해도 연관조직 손상으로 수술 중 출혈, 수술 후 요실금, 성기능장애, 배변장애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점을 보완한 것이 바로 로봇수술이다. 로봇수술은 좁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전립선암 수술 부위를 3차원 카메라로 확대해 보여주고, 미세 손떨림을 보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 손목처럼 관절이 꺾이는 로봇 팔을 이용해 비교적 자유롭게 손을 움직일 수 있어 정밀 수술이 가능해 발기신경과 괄약근 보존 등이 쉽다. 이런 점 때문에 전립선암 수술의 70%가량이 로봇수술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립선암은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이 많은데.

“전립선암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서양인과 다른 예후와 악성도를 보인다. 하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고려대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진(박홍석ㆍ김종욱 교수)은 2009~2012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검진한 1,177만여명을 분석해봤다(대한의학회지 2월호 ‘대사건강상태에 따른 전립선암 발병률 코호트 연구’). 그 결과 정상체중인데 대사질환(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으면 정상체중이면서 대사질환이 없는 남성보다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14% 늘었고, 대사질환이 없지만 과체중인 남성보다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4% 높았다. 이런 결과는 대사질환을 앓고 있으면 체중이 정상이라도 안심하지 말고 전립선암 조기검진과 예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 준 것이다. 전립선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지방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특히 매년 전립선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전립선암 5대="" 예방수칙="">

1. 1주일에 5회 이상 신선한 과일ㆍ채소 섭취하기

2. 1주일 중 5일은 30분 이상 땀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3. 지방 함량이 높은 육류 섭취를 줄이고 적정체중 유지하기

4. 50세 이상 남성은 연 1회 PSA검사 하기

5. 가족력이 있으면 40대부터 연 1회 PSA검사 하기

김종욱 고려대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을 보통 ‘순한 암’으로 알고 있지만 한국인이 걸리는 암은 악성도가 높아 치료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했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김종욱(왼쪽) 교수가 로봇을 이용해 전립선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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