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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반 템포 정도 빠른 GM의 ‘라이트사이징’, 쉐보레 더 뉴 말리뷰 E-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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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반 템포 정도 빠른 GM의 ‘라이트사이징’, 쉐보레 더 뉴 말리뷰 E-터보

입력
2019.02.08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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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더 뉴 말리부 E-터보는 또 시장보다 반 템포 빠른 기분이다.
쉐보레 더 뉴 말리부 E-터보는 또 시장보다 반 템포 빠른 기분이다.

GM대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펼치고 있는 활동을 보고 있자면 ‘너무 빠르다’라는 생각이 든다.

워크스 팀 수준의 레이싱팀을 지난 2007년 출범해 2017년까지 유지하고는, 이제 현대차가 ‘좀 제대로’ 워크스 팀을 선사하며 대중들이 조금씩 모터스포츠에 곁눈질을 하려는 현 상황에서는 여러 상황이 겹치며 팀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지금은 브랜드들의 일상이라 할 수 있는 여러 프로모션 및 관련 행사 또한 ‘타 브랜드보다 한발 빠르게’ 개최하는 등의 기억도 있다.

이러한 행보는 비단 한국지엠 만의 문제는 아니다.

실제 글로벌 수준에서 바라본 GM의 체질개선의 정도와 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실제 GM은 한국지엠의 군산 공장 철수는 애교처럼 보였을 정도로 ‘과도한 수준’의 구조조정을 '트황상',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갈등 속에서도 거침 없이 진행 중에 있고, 이를 통해 제조의 효율성 재고 및 미래 경쟁력 확보라는 목적을 향해 좌고우면하지 많고 ‘직진’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중 변화 및 개선의 결실 중 하나인 E-터보 및 'VT40' CVT를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더 뉴 말리부’가 한국 시장에 데뷔했다. 과연 라이트사이징은 어떤 의미와 의도, 그리고 목적을 담고 있을까?

더 뉴 말리부 E-터보는 말리부 고유의 넉넉한 체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소한 디자인 변화를 거쳐 한층 신선하고 세련된 감성을 자아낸다.

기존 말리부 대비 전장을 10mm 늘린, 4,935mm의 전장을 갖췄고,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55mm와 1,465mm다. 여기에 새로운 파워트레인 덕에 차량의 공차중량을 1,400~1,415kg로 묶어냈다. 참고로 이는 쏘나타 뉴라이즈 등에 비해 40~50kg 가량 가벼운 수준이다.

스스로의 디자인을 말하다

2017 서울모터쇼에서 한국지엠 조상연 디자인 담당 상무에게 쉐보레 볼트EV의 디자인 설명을 듣던 중 쉐보레가 추구하는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또 그 전에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그룹 인터뷰를 통해 GM 그룹 전반에 걸친 디자인 아이덴티티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독특한 것이 있다면 쉐보레의 디자인 기조가 일반적인 브랜드들의 ‘형용사+단어’ 혹은 ‘완전한 문장’의 형태가 아니고 형용상로 가득했다는 점이다. 실제 조상연 상무는 쉐보레 디자인 기조에 대해 젊음을 전제로 한 ‘다이내믹, 스포티 그리고 슬릭’이라 설명했다.

그래서 그럴까? 쉐보레 더 뉴 말리부는 분명 이전의 말리부와 유사하지만 더욱 더 다이내믹하고 스포티한 감성을 노골적으로 앞세웠다. 비슷한 시기에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선보인 카마로와 같이 전면의 디테일을 더욱 강조하고 날렵한 이미지를 구성했다. 이를 위해 크롬 라인이 더욱 강렬히 더해진 프론트 그릴을 선보이고, 또 라이팅의 형태도 새롭게 다듬었다.

전면 디자인의 변화가 크지만 그럼에도 어필 포인트는 측면이라 생각된다.

9세대 말리부가 자랑하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실루엣은 분명 시장의 트렌드와 흐름을 명확히 파악한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볼륨감을 살린 리어 펜더 등은 쉐보레가 추구하는 스포티한 감성을 매력적으로 선사한다. 여기에 네 바퀴에는 *19인치 휠과 타이어를 적용했다.(*시승차량 기준)

후면의 디자인도 조금 변화되었다. 한국지엠은 더 뉴 말리부를 위해 세련된 실루엣이 돋보이는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해 시각적인 매력을 한층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지고, 더욱 젊어졌다고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그리 느껴지지 않는 디테일을 갖고 있어 ‘굳이?’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채운다.

넓은 공간, 새로운 그래픽을 더하다

외형의 변화가 큰 편이지만 실내 공간의 변화는 그리 큰 편은 아니다. 경량화에 대한 연구와 넓은 공간을 선사하기 위한 패키징을 다듬으며 9세대 말리부는 ‘역대급 공간’을 갖춘 세단이 되었고, 이는 더 뉴 말리부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인테리어 구성의 기조라 할 수 있는 듀얼콕핏은 이제 ‘공간의 여유’를 완전히 드러낼 수 있는 경험을 쌓았고, 특유의 좌우대칭의 구조 덕에 넓은 개방감과 안정감을 모두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깔끔하게 디자인된 스티어링 휠과 적절한 소재의 조합을 통해 대중적인 세단의 모습을 갖췄다.

여기에 두 개의 아날로그 클러스터 사이에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적용한 계기판과 GUI 개선 등을 거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마이링크’를 더해 시각적, 기능적 만족감을 개선했다.

특히 계기판에서 느껴지는 시각적 만족감은 상당하며, 마이링크는 부팅 직후를 제외한다면 전체적인 기능의 작동 속도가 개선되고, 내비게이션 시스템 또한 더욱 만족스러운 반응과 작동 성능을 과시한다. 그리고 트림에 따라 달리 적용되지만 ‘보스 사운드 시스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 될 것이다.

과거의 미국차는 체격에 비해 그 공간이 비좁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9세대 말리부부터는 그런 평가는 ‘억지’에 불과한 상황이 되었다. 실제 더 뉴 말리부의 1열 공간은 체형을 가리지 않고 안락함을 물론 풍성한 쿠션으로 장거리 주행과 적극적인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를 지지해주는 시트부터 스티어링 휠의 넓은 틸팅, 텔레스코픽 범위, 헤드룸과 레그룸의 확보까지 전체적인 부분에서 뛰어난 만족감을 준다.

2열 공간은 넉넉한 휠베이스를 통해 체격이 큰 탑승자라도 레그룸에서 답답함을 느낄 가능성을 대폭 낮췄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2열 등받이 시트 각도가 상당히 서 있는 편이라서 착좌 시의 불편함이 있다고 하니, 더 뉴 말리부에 관심이 있다면 2열 시트의 각도를 한 번 체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더 뉴 말리부의 적재 공간은 중형 세단으로서는 준수하다.

447L의 공간은 패밀리 세단으로서 준수한 수준이며, 트렁크 공간에 있는 ‘폴딩 트리거’를 당겨 2열 시트의 접을 수 있어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다만 8세대 말리부의 적재 공간이 500L를 상회했던 기억이 있는 만큼, 일부 고객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CSS와 GSS에 기반한 파워트레인을 품다

기존의 1.5L 터보 엔진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을까?

더 뉴 말리부 E-터보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156마력과 24.1kg.m의 토크를 내는 1.35L(1,341cc)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그리고 이에 맞춰 개발된 VT40 CVT가 조합되어 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이를 통해 더 뉴 말리부 E-터보는 리터 당 13.3km/L의 복합 연비를 갖췄다.(도심 12.2km/L 고속 14.9km/L *19인치 휠/타이어 기준)

이 엔진과 변속기는 GM의 미래차 전략에 있어 큰 축이 되는 CSS(Cylinder Set Strategy) 그리고 GSS(transmission Gear Set Strategy)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엔진 개발에 있어 블록 단위가 아닌 ‘실린더 단위’의 개발을 통해 배기량 절감은 물론 엔진 패키징의 근본적인 ‘라이트사이징’을 추구하는 CSS와 CSS의 대응하여 패키징을 대대적으로 개량하는 GSS 전략은 향후 GM 그룹 내 모든 브랜드에 적용될 예정이다.

덜어냄으로 얻는 것, 그리고 잃는 것

라이트사이징의 첫 발자국이라 할 수 있는 쉐보레 더 뉴 말리부 E-터보의 시트에 앉아 본격적인 주행 준비에 나섰다. 시트 포지션이나 시야, 전체적인 구성은 기존의 쉐보레 차량과 큰 차이가 없다. 대신 새롭게 적용된 계기판의 그래픽 그리고 스포츠, 투어링으로 나뉜 테마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E-터보 엔진이 눈을 뜬다. 3기통 엔진의 특성 때문일까? 약간의 거친 엔진음이 실내 공간으로 유입되는 걸 느낄 수 있다. 페달을 통해 약간의 진동도 느껴진다. 특히 냉간 시에는 그 정도가 조금 더 큰 편이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아 주행을 시작하면 머리 속으로 세가지 생각이 든다. 하나는 발진 가속력에 있어서 기존의 1.5 터보 엔진은 물론이고 추구하고자 했던 2.0~2.4L 급 자연흡기를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엔진이라는 것이다. 오른발에 큰 힘을 주지 않더라도 만족할 수 있는 가속력을 충분히 누릴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소음이다. 언덕을 오르거나 순간적인 토크가 필요해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는 상황에서는 확실히 거친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2,000RPM 웃도는 수준의 일상적인 주행과 정속 주행 등에서는 중형 세단에 걸맞은 정숙함을 드러낸다.

참고로 토크 자체는 1,500RPM부터 충분히 발산되기에 ‘불필요한 페달 조작’이 없다면 ‘거친 소음’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리고 세 번째는 VT40 CVT의 존재감이다. 개인적인 평가를 덧붙이면 자트코의 엑스트로닉 CVT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갖췄다. 실제 발진부터 가속 상황, 그리고 정속 주행에 이르기는 전 과정에서 제 몫을 다하는 모습이다.

출력 전달에 있어서 늘어지거나 멍 때리는 모습도 쉽게 찾을 수 없는 모습이다. 여기에 일상적인 수준을 웃도는 수준의 드라이빙, 즉 RPM를 충분히 활용하더라도 운전자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물론 차량의 대중적인 차량이라는 걸 전제로 했을 때의 결론이니 ‘극한의 스포츠 세단’ 수준을 기대해선 안될 것이다.

차량의 움직임이나 움직임에서 느껴지는 밸런스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경쟁 모델들 대비 차량이 큰 편이지만 무게가 가볍고, 또 보닛 아래의 엔진 또한 작고 가벼운 편이라 그럴까? 조향에 따른 차량의 반응이 무척 경쾌하고 가볍다.

또 전륜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후륜의 추종성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 ‘말리부의 라이드 앤 핸들링 퍼포먼스’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이러한 움직임을 연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하는 제동 성능 및 그 지속성 부분에서도 여전히 말리부 특유의 강점이며, 실제 주행을 하는 내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었다.

한국지엠이 더 뉴 말리부 E-터보를 인제스피디움에서 시승하게 했던 그 자신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체의 셋업은 충격을 받아낼 때의 약간의 투박함은 느껴지는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포용력이 높고, 범용성이 좋은 고유의 질감이 고스란히 이어진다.

다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19인치 휠, 타이어보다는 17인치 휠, 타이어 사양이 조금 더 차량이 추구하는 성향에 적합해 보이며, 시각적인 매력을 위해 18인치 휠, 타이어 패키지도 한국지엠 차원에서 추가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 작은 엔진을 품은 만큼 그 효율성에 대한 언급도 필요할 것이다.

실제 더 뉴 말리부를 시승하는 동안 자유로 주행을 하고, 또 제법 먼 거리를 달리면서 그 효율성을 확인해보았다. 먼저 자유로 주행에서는 ‘정차 및 트립 컴퓨터 리셋 후 발진’과 ‘주행 중 트립 컴퓨터 리셋’ 등 두 개의 환경에서 그 효율성을 확인해 보았는데, 두 상황 모두 리터 당 19km 이상의 효율성을 과시했다.

참고로 자유로 외에도 다양한 지방도 및 간선 도로 주행을 하면서 꾸준히 이어지는 E-터보의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효율성과 함께 자동차세에서의 유지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더 뉴 말리부 E-터보는 2.0L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중형 세단 대비 절반 수준의 자동차세만을 부담하면 된다.

좋은점: 출력과 효율성, 그리고 유지비에서 이뤄낸 ‘라이트사이징’

아쉬운점: 일부 상황에서 드러나는 다소 거친 E-터보의 존재감

라이트사이징의 첫 시작, 더 뉴 말리부 E-터보

GM 그룹 내에서는 현재 과감할 정도로 빠르고, 극적인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과정은 제법 하나의 목표점을 향해 꾸준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탄생한 더 뉴 말리부 E-터보는 분명 GM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한 명분과 가치를 설명하고 있는 차량이다.

다만 소비자들이 받아드리기엔 또 다시 반 템포 정도 빠른 것 같다는 생각도 또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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