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분향소를 포함한 ‘세월호 천막’이 조만간 철거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5일 “공간을 새롭게 구성해 기억의 공간,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한 공간으로 작게 구성하는 쪽으로 유가족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고, 유가족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4ㆍ16연대 측도 “참사 5주기가 되기 전에 기억공간이 개관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막 철거 후 세워질 ‘기억공간’은 컨테이너나 목조 구조물에 참사를 추모할 전시 작품 등을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화문 광장에 천막이 들어선 것은 세월호 참사 발생 3개월 후인 2014년 7월이다. 당시 박근혜 정부가 참사 책임을 회피하려 하자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천막을 설치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광화문 세월호 천막은 그동안 세월호 특조위 구성과 선체 인양, 미수습자 수색 등 지난 4년여 동안 세월호 참사 이후의 전 과정을 이끌어온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2016년에는 100만 촛불집회 등 역사의 현장을 함께했다. 현재도 꾸준히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매일 수십 명의 시민이 자발적으로 천막 운영을 돕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족들이 14동의 천막 철거에 동의한 것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협조를 위한 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서울시의 ‘기억공간’ 설치에 대해 일각에서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광화문 광장을 하루빨리 시민에게 되돌려줘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세월호 참사를 안전이 아닌 이념과 정치적 시각으로 보는 단견이다. 세월호 참사 같은 국가적 재난을 함께 기억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의미에서의 ‘기억공간’은 필요하다.

다만 ‘기억공간’의 구체적인 운영계획에 대해서는 유가족을 비롯한 시민들의 여론을 들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는 마당에 또다시 이념과 정치적 견해를 둘러싼 불필요한 갈등이 재발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세월호가 잊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가족과 시민이 함께 만드는 모두의 ‘기억공간’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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