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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 동지 잃은 이국종 교수 “어깻죽지가 떨어져나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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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 동지 잃은 이국종 교수 “어깻죽지가 떨어져나간 듯”

입력
2019.02.07 10:40
수정
2019.02.0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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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별세에 침통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지난 4일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초과근로를 하다 과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홈페이지 캡처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지난 4일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초과근로를 하다 과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홈페이지 캡처

국내 응급의료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수많은 응급의료 전문인력을 키워냈던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51)이 설 전날인 4일 병원 집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소식이 알려지자 추모가 잇따랐다. 윤 센터장은 설 명절 응급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초과근로를 하다가 과로사한 것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은 보고 있다. 윤 센터장의 동료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어깻죽지가 떨어져나간 것 같다”며 침통해했다.

이국종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계에 말도 안 될 정도로 기여해온 영웅이자 버팀목”이라며 “어깻죽지가 떨어져나간 것 같다”고 했다. 이 교수는 자신의 저서 ‘골든아워’에 ‘윤한덕’이라는 제목의 챕터 하나를 할애해 ‘실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이 응급의료 전반에 대한 정책의 최후 보루라는 자의식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다. 외상의료체계에 대해서도 설립 초기부터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출세에는 무심한 채 응급의료 업무만을 보고 걸어왔다’고 윤 센터장을 평가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윤 센터장은 4일 오후 6시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행정동 2층 중앙응급의료센터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검안 결과 ‘급성 심정지(심장마비)’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확한 사인은 유족의 뜻에 따라 7일 부검으로 밝힐 예정이다.

병원 직원들이 윤 센터장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1일 오후 8시쯤 동료와 저녁을 먹고 각자 업무 위치로 돌아갔을 때였다. 윤 센터장의 가족들은 주말 내내 연락이 되지 않자 4일 집무실을 찾았다가 숨진 윤 센터장을 발견했다.

윤 센터장은 평소에도 주중에는 거의 집에 가지 않고 센터장실에 놓은 간이침대에서 잠을 자면서 일에 몰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 센터장은 2012년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된 이후 닥터헬기와 권역외상센터 도입 등 국내 응급의료계의 굵직한 변화를 이끌었다. ‘2005~2010 응급의료기본계획’과 400여개 응급의료기관 대상 표준응급진료정보 수집체계 구축도 그의 작품이다. 모교인 전남대 의대에 응급의학과가 생긴 1994년 ‘1호 전공의’로 자원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된 이후 키워낸 전문인력은 셀 수도 없을 정도라고 한다.

지난해 12월 말 진료시간 이후 찾아온 정신질환자를 진료하다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이어 환자에게 헌신한 또 한 명의 의료인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도 SNS에 추모 글을 올리고 있다. ‘전인미답의 길을 개척하느라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 번도 뵌 적 없지만 왜 이리 가슴 한 구석이 시릴까요’, ‘끝까지 자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하다 돌아가셨네요. 영면하시길’ 등의 내용이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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