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설] ‘판문점 대좌’ 北美, 통 큰 주고받기로 비핵화 첫발 떼야

알림

[사설] ‘판문점 대좌’ 北美, 통 큰 주고받기로 비핵화 첫발 떼야

입력
2019.02.02 04:40
23면
0 0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내주 초 판문점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을 갖기 위해 3일 방한하기 앞서 미국 입장을 공개했다. 그는 31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비핵화 로드맵 작성을 위한 대량살상무기(WMD) 등 핵신고, 핵시설과 핵물질의 검증 및 폐기 등을 북한에 요구했다. 한국과 미국 조야의 우려를 낳았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을 통한 ‘스몰딜’이 아닌, ‘최종적이며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미국의 변함없는 목표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단지 ‘미국민의 안전’만이 아니라,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이 한미의 불변의 원칙이자 목표임을 밝혀 북한이 다른 생각을 할 여지를 없앴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비건 대표는 또 “핵무기에 대해 올바른 일을 한다면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체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실무협상에서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문제를 다룰 것임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비핵화 조치 시 제재 완화와 경제적 지원의 당근책도 시사했다.

비건 대표 발언은 대북 압박용 성격이 짙다. 하지만 북한이 실무협상과 2차 정상회담에서 FFVD를 향한 실질적이고도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메시지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비건 대표가 지난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폐기 및 파기를 약속한 사실을 굳이 공개한 것은 북한이 취해야 할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관건은 북한이 요구하는 비핵화 상응 조치를 어떤 수준에서 맞추느냐 하는 점이다.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에 미국이 종전선언과 인도적 지원 정도로 조응하면 상호 조건과 수준이 어긋나 판이 깨질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및 비핵화 로드맵 제시, 미국은 종전선언+α 및 단계적 제재 완화를 주고받는 ‘빅딜’로 비핵화의 큰 첫걸음을 내디딜 필요가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2월 말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바로 미중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를 조율하는 일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향한 중대하고도 의미 있는 합의가 북미 실무협상에서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