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1999년 산업은행 주도로 기업개선에 들어간 지 20년 만이다.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31일 보유 주식 전부를 현물 출자하면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의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양사 통합 신설법인을 만드는 내용의 매각 계획을 확정해 현대중공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수주 잔량 기준 세계 1ㆍ2위 조선사로, 합병 신설법인은 현재 수주 잔량 기준 3위인 일본 이마바리(今治) 조선과의 격차를 3배 이상으로 벌리며 일본과 중국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점이 합병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현재 LNG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시장에서 국내 3대 조선사의 점유율은 91%에 달한다. 국내 빅3 조선사 간의 합병은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피하기 힘든 만큼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합병의 더 큰 걸림돌은 노동조합의 반대다. 인수설이 나온 직후 대우조선 노조는 “현대중에 회사 매각은 절대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대중 노조 역시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찬반 투표를 연기한 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산은은 이날 “현대중 대우조선 모두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선업계 전문가들은 양사 합병 이후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현대중은 지금도 해양플랜트 사업부의 일감 부족으로 직원들 상당수가 휴직 상태다. 대우조선의 경우 최근 수주량 증가로 가동률 100%를 보이고 있지만 양사 합병 시 중복 조직이 많아 감원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합병에 따른 중복 인력의 감원은 신생 조선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수년간 ‘수주 절벽’ 때문에 이미 중소 조선사를 중심으로 대량 실직이 진행된 상황에서, 세계 1위 조선사에서조차 과도한 감원이 진행되면 자칫 국내 조선업의 중장기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 인력 구조조정은 단기 경제 논리로만 진행할 사안이 아니다. 노사는 물론 지역사회도 함께 머리를 모아야 하고, 정부와 산은도 충격 최소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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