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기준, 고교 졸업자 약 58만명 중 40만명(68.9%)이 대학에 진학하는 반면, 6만5,000명(11%)만이 취업을 선택하고 있다. 또한 고졸 취업자의 비정규직 비중이 38.6%로, 대졸 취업자의 21.4%보다 월등히 높고, 질 좋은 일자리라 여겨지는 공공부문에서도 고졸 채용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이렇게 대학 진학 일변도의 사회 현상은 학벌 중심 사회로 이어졌으며 입시 과열 및 과잉 학력의 폐해를 야기했다.

이런 폐해를 막고 능력 중심의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직업계 고등학교가 매력적인 학교, 가고 싶은 학교가 되어야 한다. 사회에서 원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바꾸고, 고등학교만 졸업하더라도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정책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에 발표한 정부의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은 직업계고의 체질을 변화시키고, 학생들이 취업 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하고 싶다.

특히 먼저 취업한 후 대학에 진학해 자기계발을 하는 것을 장려할 수 있는 ‘선취업-후학습 우수기업 인증제’를 민간기업에 도입해 기업이 고졸 재직자의 역량 개발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은 주목해 볼만한 시도이다. 그 동안 민간기업에서는 고졸 재직자가 입사 후 자기계발을 위해 대학 진학을 원해도 이후 이직을 우려해 후학습 배려에 인색했다. 또 고졸 재직자가 대학 진학이나 다른 교육 프로그램으로 역량을 키운 뒤 회사에 돌아와도 이에 걸맞은 처우 개선이 미흡했던 게 현실이었다. 대학 역시 직업계고 졸업자들의 수요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에 미온적이며, 후학습 과정을 운영하는 대학 역시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어 이런 교육과정이 활성화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해 이번 정부 대책에는 고졸 재직자에 친화적인 대학의 전담 과정이 국립대, 4년제, 전문대에 모두 개설되고, 중소기업에 3년 이상 재직한 고졸자가 후학습할 경우 학비가 지원되도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고졸 인재가 취업 후에도 역량을 계속해서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주요한 정책들이다.

정부는 또 직업계고에서 신산업 분야의 교원을 양성해 현장성 있는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4차 산업과 같은 신산업 및 지역전략산업과 연계한 학과개편을 통해 직업계고의 체질 개선을 꾀하기로 했다. 고교취업연계장려금을 보다 많은 학생에게 지원하고,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중복 지원해 취업 후 초기 자산 형성을 돕는 방안도 고졸 재직자의 자립을 위해 꼭 필요한 대안으로 의미가 있다.

이제 보완해야 할 것은 현장실습이다. 정부가 제주 현장실습생 사망사고 이후 조기취업형 현장실습을 엄격히 제한하는 ‘학습중심 현장실습’을 도입함에 따라, 2017년 50%이었던 취업률이 2018년에는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 전반의 경제지표 하락에 따른 요인도 있겠으나, 직업계고 교사들은 현장실습 제도 변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현장실습생의 안전사고에 대하여 안전대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기보다는, 산업체 현장실습 기회를 축소한 것에 대한 결과라는 것이다. 현장실습이 ‘일 경험을 통한 학습’이라는 본질을 간과한 채 참여 요건을 지나치게 강화하였기 때문에 기업과 학생들이 참여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실습생에 대한 안전 강화와 학교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은 현장실습 제도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무엇보다 직업계고 입학생의 60% 이상이 취업을 희망하고 있고, 이들에게 취업과 연계한 현장실습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하는 것도 국가의 중요한 책무이다.

다행히 교육부는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의 후속조치로 현장실습 보완방안을 발표한다. 현장실습이 고졸 취업 활성화의 주요 수단임을 인정하고 이를 확대하겠다는 발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정부, 기업, 학교가 협력해 고졸 취업자들에게 안전하면서도 가고 싶어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본인이 원할 때 언제든지 대학에 진학해 공부할 수 있도록 해 본인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조용 한국중등직업교육협의회장ㆍ경기기계공업고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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