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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의 시대, 그럼에도 브랜드들은 고성능을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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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의 시대, 그럼에도 브랜드들은 고성능을 놓지 않는다

입력
2019.01.2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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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개발의 패러다임은 이미 효율성으로 전환되었다.
자동차 개발의 패러다임은 이미 효율성으로 전환되었다.

2018년, 한국지엠은 디자인은 개량하고 상품성을 더한 중형 세단 ‘쉐보레 더 뉴 말리부’를 출시했다.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이나 존재감, 그리고 인지도 부분에서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겠지만 한국지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뉴 말리부에 GM의 최신 기술 개발 기조 및 향후 자동차 개발 등을 위한 청사진을 제법 적극적으로 담아냈다.

이러한 기조의 핵심에는 E-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다단화 변속기의 부재는 분명한 아쉬움이겠지만, 3기통, 1.35L 배기량의 ‘라이트사이징’ 터보 엔진은 말 그대로 이미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으로 인식되었던 GM의 1.5L 터보 및 1.4L 터보 보다도 작은 배기량과 기통을 마련했다.

한국지엠은 이를 통해 주행 성능의 확보와 효율성의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지엠은 물론이고, 국내의 다른 자동차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그 정도와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상황이나 현대기아차 또한 지속적인 다운사이징 모델을 선보이고 있으며 전동화 및 수소 연료전지차 등과 같은 대체 연료 솔루션 모델 또한 선보이고 있다.

다만 다운사이징에 대한 불만 일변도의 국내 소비자들의 심리 때문인지, 아니면 차량의 배기량이 자신의 가치를 드러낸다고 생각하는 편견 때문인지 한국지엠보다는 전동화 및 수소연료전지차 등의 보급과 함께 이러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해외의 자동차 제조사들에게서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하이브리드의 명가라 불리는 토요타의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전동화 라인업을 확장하며 친환경, 효율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미 시장에 등장한 차량들은 이러한 기조와 의지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과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48V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내연기관의 크기를 점점 줄여가고 있고, BMW 또한 전동화 및 기술 개발을 통해 꾸준한 개선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렇게 친환경, 효율성에 대한 의지가 가득한 상황에서도 브랜드들은 고성능 모델에 대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이러한 고성능 모델을 통한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려는 모습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흔히 고성능 모델을 ‘이미지 리딩 모델’이라고 언급한다. 브랜드가 갖고 있는 기술력이 집약되며, 타 브랜드의 고성능 차량과의 전면전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고취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들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선망의 대상이라는 이미지를 구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로 토요타의 수프라라 할 수 있다.

BMW와 공동 개발하며 BMW의 냄새가 무척 진하게 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토요타 수프라는 분명 10여 년 전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토요타의 고성능 스포츠카 아이덴티티를 다시 한번 구현하는 모델이다. 수프라는 더욱 개선된 파워트레인과 TNGA를 기반으로 한 견고한 구성으로 뛰어난 주행 성능을 예고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제 토요타는 2019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신형 수프라를 완전히 공개하고 그 상세 제원을 공개하는 사이, 2019 도쿄 오토살롱에서는 2020년부터 일본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인 ‘슈퍼GT’ GT500 클래스에 참가할 GR 수프라 슈퍼GT 컨셉을 공개하며 자동차 팬들은 물론이고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이런 행보는 토요타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다. 폭스바겐은 최근 투어링카 레이스의 대세로 떠오른TCR, WTCR에 출전 중인 폭스바겐 골프 GTI TCR 레이스카를 기반으로 개발한 ‘골프 GTI TCR’을 공개했다. 이는 골프 중 가장 강력한 주행 퍼포먼스를 갖춘 차량으로서 폭스바겐이 스스로가 갖고 있는 모터스포츠 아이덴티티를 폭스바겐 마니아들에게 전파하기 위함이다.

이외에도 혼다의 경우에는 매 세대 시빅을 개발할 때마다 ‘전륜최속’이라는 슬로건 아래 강력한 주행 성능을 갖춘 혼다 시빅 타입 R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가 벨로스터 N TCR 레이스카를 공개하며, 브랜드의 역동적인 아이덴티티를 적극적으로 과시하며 북미 시장에서의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한다.

고성능 모델에 대한 갈증은 프리미엄 브랜드들 또한 마찬가지다.

친환경 및 효율성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고 있는 근래의 시장을 위해 다양한 친환경 및 효율성 중심의 기술 개발을 앞장서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는 물론 렉서스, 재규어 그리고 캐딜락 등 또한 연이은 고성능 모델을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실제 메르세데스-AMG나 BMW M 브랜드는 연이어 고성능 모델을 선보이고 있고, 렉서스 또한 고성능 하이브리드에 대한 여지와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시한다. 이와 함께 캐딜락 또한 고성능 디비전 V를 더욱 강화하고 시장의 이목을 끌기 위한 ‘블랙윙’ 브랜드를 새롭게 출범하며 그 존재감을 더욱 강조하고자 한다.

실제 캐딜락의 경우에는 고성능 모델인 ATS-V와 CTS-V의 뒤를 이어서 데뷔할 고성능 모델을 연이어 개발, 출시할 준비를 이어가고 있으며 블랙윙 브랜드의 로고 및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모두 구현하여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고 자동차 개발의 패러다임이 변화했지만, 고성능 모델에 대한 브랜드들의 의지는 멈추지 않는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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