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사업… 2053명 수술 지원 시력 되찾아
2018년 8월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KEPCO 대학생 해외봉사단이 소형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제공

빛을 곧 잃게 될까 마음 졸이는 이들이 있다. 각막에 이상이 생기는 등 눈에 문제가 있어 세상의 빛이 사라질, 원치 않는 그 날을 속수무책으로 기다리는 이들이다. 그들 중 일부는 ‘돈만 있으면, 경제적인 여유가 조금만 있다면 빛을 부여잡고 다가올 어둠을 밀어낼 수 있을 텐데. 수술만 받을 수 있다면’이라고 한숨을 쉬곤 한다. 만약 이를 도와줄 따뜻한 이웃의 손길이 등장한다면, 당연히 그들에게 그 도움은 아마 빛나는 사랑일 것이다.

한국전력공사는 가난 때문에 실명 위기에 처한 저소득층 환자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해주는 ‘아이 러브(Eye Love) 천사 프로젝트’, 즉 실명예방사업을 2011년부터 꾸준하게 펼치고 있다. 수술비만 있다면 각막 이식 등으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고, 당장의 실명은 피할 수 있는 이들이 지원 대상. ‘세상의 빛을, 이웃에 사랑을’ 선물하겠다는 한전의 목표 아래 지금까지 2,053명이 한전의 지원을 받아 빛을 찾았다. 한전 관계자는 “나눔 문화를 확산해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 중 하나”라며 “특히 개안수술 지원 사업은 한전이 하고 있는 특화형 사회 공헌 활동”이라고 말했다. 첫 해 50명이었던 대상자는 매년 늘어나 2017~18년에는 한 해에만 520명씩 수술을 받았다.

한전은 2004년 국내 공기업 중 최대 규모인 ‘한전 사회봉사단’을 발족해 전 사원이 각종 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규모로 보나 활동에 대한 열의로 보나 사회공헌을 한다는 기업들 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꽤나 열성적이다. 단순하게 꼽아도 단장인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전국 311개 사업소에 소속된 2만명 이상이 상시적으로 참여한다고 하니, 여타 공기업 사회봉사단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에서부터 압도적이다. 전국에 있는 사업망을 이용해 어린이 실종이나 유괴 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펼치면서 나눠준 ‘미아 예방 종이팔찌’가 지난 15년 동안 260만개가 넘고, 블루투스가 내장된 미아방지 밴드도 13만개 이상이다. 휴대폰으로 전송되는 전기요금 청구서에 첨부한 실종아동 사진을 통해 그 동안 117명의 아이들을 부모의 품에 돌려보냈는데, 이 역시 한전이 아동 청소년을 위해 땀을 투자한 결과였다.

KEPCO 대학생 해외봉사단이 2017년 8월 인도네시아 롤복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소형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제공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11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력그룹사 이전 지역 농수축산물 박람회’를 열고 개막식에서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제공

국내에서만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2015년부터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몽골,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부탄 등 12개국으로 대학생 390명을 보내 해외 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태양광 가로등이나 조명을 설치해주고, 의료봉사까지 하는 연례 행사가 어느덧 자리가 잡혔다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햇살행복 발전설비 지원사업’은 한전이 자체적으로 꼽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다. 태양광 발전소를 필요한 곳에 설치해주고,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력을 팔아 벌어들이는 수익금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사업. “일회성 지원에 머물던 기존 사회공헌 활동의 한계를 벗어난 상시적인 에너지 복지 향상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지원 받은 지역에서의 반응이 꽤나 좋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전국 농어촌의 협동조합과 자활기업, 사회적 기업 등에 태양광 발전소를 무상으로 지어준 게 49개 정도다. 이 곳에서는 매년 7억5,000만원 정도의 전력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 돈은 당연히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와 복지 향상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태양광 패널도 복지시설과 취약가구에 무상으로 설치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연간 150만원 정도, 취약계층 가구는 15만원 정도의 전기요금을 매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한전 관계자는 “지금까지 패널만 전국 72개 사회복지시설과 165곳의 취약계층 가구에 무상으로 설치해줬다”고 말했다. 돈 때문에 전기 요금을 내지 못하는, 그래서 전기가 끊길 위기에 놓인 저소득층에게는 지원도 해주고 있는데, 벌써 15년 넘게 2만5,985가구에 가구당 최대 15만원씩의 지원금이 전해졌다.

한전은 사회적기업이나 자활기업 등도 지원하고 있다. 창업을 할 때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을 때 일시적인 지원을 해주는 게 아니라 창업기와 성장기, 성숙기로 구분된 시기에 맞춤형 지원을 하는, 비슷한 활동을 하는 기업과는 조금은 다른 내용의 활동이다. 창업기에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초기 경영자금을 지원하고, 성장기에는 국내ㆍ외 판로 확대를 통해 매출을 늘릴 수 있게 도와준다. 성숙기에는 한전이 제일 잘 하는 에너지분야 소셜 프로젝트 투자 등으로 사회적 가치와 수익을 동시에 달성하도록 해 주는 식이다. 고기를 잡아 주는 게 아니라, 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고기를 잡는 걸 옆에서 도와주는 방식이다. 2015년부터 시작해 202개 회사에 21억2,000만원 정도가 지원됐고,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사회적 경제조직 150여개사가 함께 시민들에게 우수 농수축산물을 직거래로 판매하는 행사 등을 수시로 열고 있다. 특히 광화문 행사의 경우 3일 동안 3만7,082명이 방문했고, 3억4,500만원의 상품이 팔릴 만큼 시민들 호응이 좋았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태국이나 베트남, 중국에도 같은 취지의 국제박람회를 열어 56개사의 해외 판로를 지원했다고 한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