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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캐니언 추락 대학생, 국내 땅 밟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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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캐니언 추락 대학생, 국내 땅 밟을 수 있을까

입력
2019.01.23 21:3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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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미국 라스베이거스. 그랜드캐년. 그랜드 캐니언 헬기 투어. 이성원기자 sungwon@hankookilbo.com /2015-10-20(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미국 라스베이거스. 그랜드캐년. 그랜드 캐니언 헬기 투어. 이성원기자 sungwon@hankookilbo.com /2015-10-20(한국일보)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 추락해 중태에 빠진 한국인 20대 남성이 10억원을 넘는 현지 병원비와 때문에 귀국도 하지 못한 채 발이 묶여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관광회사와의 법적 분쟁까지 발생해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부산 소재 4년제 대학 재학생인 박모(25)씨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캐나다 유학을 마친 기념으로 귀국에 앞서 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을 방문했다. 단체 관광에 나섰던 박씨는 사우스림 야바파이 포인트, 마더 포인트 주변에서 자유시간 도중 실족해 수십미터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늑골 골절상과 뇌출혈 등을 일으킨 그는 인근 플래그스태프 메디컬센터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현재 뇌사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현지로 달려간 가족들은 막대한 치료비에 또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20여 일 지난 현재까지 누적된 치료비만 1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환자를 국내로 이송하는 데만도 2억원의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국내 이송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관광회사와의 법적 다툼도 박씨와 가족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가족 측은 박씨가 평소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임을 강조하며, 상대적으로 위험지역을 방문하는 일정이었던 만큼 관광회사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고 당시 다른 여행객들도 절벽 근처에서 사진을 찍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해당 구역이 접근 통제된 곳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관광회사 측은 자유시간에 벌어진 사고이기 때문에 개인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박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지난 17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오며 국내에도 알려졌다. “25살 대한민국의 청년을 조국으로 데려올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해당 글에서 가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가족들이 현지로 급히 가서 지켜보고 있지만 몇 차례의 수술과 꾸준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뇌사상태여서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견디고 있다”면서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지만 관광회사와의 법적인 문제와 치료비 문제로 불가능한 상태”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이 청년의 잘잘못을 떠나서 타국에서 당한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개인이 감당하고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면서 "국가는 단 한 명의 자국민일지라도 보호하는 것이 의무다.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인 박씨가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가족이 올린 청원 글은 1만8,000여명의 공감을 얻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박씨의 사연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국민을 정부가 나서서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관광하다가 추락한 국민의 병원비까지 세금으로 낼 수는 없다”라는 의견도 맞선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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