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5억 따낸 홍대 음악 축제
갑자기 민간 사업자 공모 뜬 후
“내정자 있는 것 아니냐 소문”
손, “사업 무산시키나” 문체부 압박
세 차례 공모 뒤 민간사업자 선정
손혜원 의원이 23일 투기 의혹이 일었던 전남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박물관 부지에서 박물관 건립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지역구인 마포구에서 음악 축제를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과 충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손 의원은 ‘인디음악계’ 반대에 부딪치자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를 압박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문체부에 따르면 정부는 2017년 6월 인디음악 활성화를 위해 ‘홍대 앞 인디페스티발 개최지원 사업’을 공고했다. 손 의원이 임기 첫 해인 2016년 말 예산 편성 과정에서 따낸 5억원의 지역구 사업으로, 문체부가 홍대 인근에서 열리는 음악축제를 공동 추진할 민간 사업자를 공모한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홍대 ‘인디 음악계’에서는 누구도 입찰을 하지 않았다. 당시 인디음악계에서는 “문체부가 갑작스럽게 사업을 공고한데다, 홍대와 연관성이 없는 협동조합이 입찰해 ‘내정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고 한다. 해당 협동조합은 유명 기타리스트 신모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B협동조합이다. 특히 이 조합의 간부인 하모씨는 사업 공고 전까지 손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6개 음악인 단체가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홍대의 원조인디음악가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나서면서 음악축제사업은 표류했다.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자 손 의원은 같은 해 8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문체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교문위에 참석한 도종환 문체부 장관에게 “문체부는 국회에서 의원들이 만들어낸 예산은 우스운 것이냐”며 “(문체부가) 얼렁뚱땅 반대하는 사람들 의견하고 부딪쳐 결국 (예산이) 불용돼서 다시는 이런 예산이 없게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닐까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몇 달을 공모를 기다렸는데 (의원 측에) 일언반구 얘기도 없이 공모를 무산시켰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결국 정부는 세 차례나 사업공고를 낸 뒤에야 홍대 음악인들이 뭉친 L협동조합을 민간 사업자로 선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홍대 음악인들은 여전히 손 의원의 지역구 예산 집행 방식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공동성명서 발표에 참여했던 인디음악인 A씨는 “손 의원은 예산을 내려 보내면 음악인들이 고마워할 거라 생각했겠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현장 음악인들과 소통이 전혀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L협동조합 관계자도 “B협동조합을 제외하고는 홍대 음악인들은 사업이 추진되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의원 측과 B협동조합은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손 의원실 관계자는 B협동조합 간부였던 하모씨에 대해 “의원실 인턴에 불과했고, 사업 공고 당시 이미 의원실을 그만둔 상태였다”고 연관성을 부인했다. B협동조합도 “사업이 실시될 걸 미리 알지 못했고 되레 사업자 선정 기준이 홍대 인디음악인들에게 훨씬 유리했다”고 반박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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