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도련님→동생분, 아가씨→ 부제?... 차별호칭 대안 만든다

알림

도련님→동생분, 아가씨→ 부제?... 차별호칭 대안 만든다

입력
2019.01.22 16:41
수정
2019.01.22 19:25
12면
0 0

여가부 “일반인ㆍ전문가 의견 수렴”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남편 동생을 아가씨,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게 이상해요. 남편은 제 동생을 처남이라고 부르고 반말을 하는데요.’

성별 비대칭적 가족호칭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가 공론화 작업을 거쳐 가족 호칭 대안을 내놓기로 했다. 여성가족부는 22일 발표한 올해 ‘건강가정 기본계획’에 민주적 가족문화 조성을 위한 성별 비대칭적 가족호칭 문제 개선안을 포함시켰다.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일반인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권고안 방식으로 내놓을 방침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호칭을 정부가 강제로 개편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발생한 기존 호칭의 불편함에 대해 함께 논의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성별 비대칭적 가족호칭 문제는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관련 청원이 10여건 올라 오면서 논의가 활발해졌다.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 등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남편의 동생을 부르는 도련님, 서방님, 아가씨라는 호칭을 계속 사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여성의 93.6%, 남성 56.8%가 ‘바꿔야 한다’고 답할 만큼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세대 간에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대안 마련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가부의 계획과 별도로 국립국어원은 2월말 가족호칭을 포함한 ‘표준언어예절’ 개편 결과물을 내놓을 계획인데, 국어원도 신조어를 제안하기보다는 기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호칭 사례들을 연구해 수평적 가족체계에 맞는 방향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동생(동생분)’ 혹은 ‘~씨’라고 부르는 대안이 거론됐고 일부 여성계는 도련님을 ‘부남(夫男)’으로, 아가씨는 ‘부제(夫弟)’로 부르자는 신조어를 제안한 바 있다.

호칭 대안을 확산시키는 일도 만만치 않다.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언어는 문화이기 때문에 호칭을 (선언적으로) 바꾼다고 바로 사용되는 게 아니다”라며 “권위적이지 않고 소통이 원활한 평등한 가족문화가 조성돼야 바뀐 호칭도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대안 마련 자체가 아닌 구성원들의 소통의 장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