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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규 “빙상인연대 관계자가 조재범 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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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규 “빙상인연대 관계자가 조재범 회유”

입력
2019.01.2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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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전 빙상연맹 부회장)가 2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빙상계 폭력·성폭력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전 빙상연맹 부회장)가 2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빙상계 폭력·성폭력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는 2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제자의 성폭력 은폐 의혹 

손혜원 의원과 젊은 빙상인연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교수가 제자인 A 코치의 성폭력 사실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피해자인 B선수가 전 교수에게 성폭행 사실을 알렸지만 전 교수는 ‘네가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 그것이 우선이다’라고 답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관련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 측 변호인도 ”전 교수는 언제 그런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어떤 내용인지도 모른다”면서 “전 교수가 성폭력 사건을 은폐했다고 단정하기엔 문제가 있다”고 거들었다.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사실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심석희는 어려서부터 조 코치에게 배웠고 대학에 와서는 대표팀 소속으로 선수촌에 있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내가 모든 사실을 다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내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들께 아픔을 드려 용서를 구한다. 힘든 시련을 겪은 제자 심석희에게도 미안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한체대 교수직 사퇴 의사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과 모바일 메시지를 나눌 때 사후 추적이 불가능한 프로그램을 사용한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 이후 (개인 정보가 유출돼) 만신창이가 됐다”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했다”고 말했다.

 ◇성적 압박 의혹 

손혜원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국정조사에서 조재범 전 코치의 ‘옥중 편지’를 공개하며 “전 교수가 ‘심석희가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조 전 코치를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전 코치가 심리적 압박을 받고 심 선수를 혹독하게 다루며 폭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그러나 “그런 사실이 없다”면서 “조 전 코치가 감형 받기 위해 거짓으로 쓴 편지”라고 주장했다.

다만, 폭행 혐의로 구속된 조재범 전 코치에 대해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걷도록 특정인에게 지시했다는 의혹은 인정했다. 전 교수는 “폭행만으로 구속까지 됐다는데 대해 지나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엔 성폭행 사실을 몰랐다”면서 “(성폭행 정황까지 나온)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조 전 코치로부터 폭행당한 심석희 선수가 기자회견을 준비하자 이를 무마하려 했던 정황에 대해서도 일부 시인했다. 전 교수는 “심석희가 올림픽에 전념하라는 취지였다”면서 “기자회견은 올림픽이 끝난 후 언제라도 하면 된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빙상인연대, 빙상 발전 위한 행동인지 의구심” 

젊은빙상인연대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드러냈다. 전 교수는 “그들이 진심으로 빙상 발전을 위해 행동하는지 개인적으로 의구심이 든다”면서 “어떤 사람으로 구성돼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할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전 교수는 특히 젊은 빙상인연대가 조재범 전 코치를 회유했다는 내용도 폭로했다. 그는 “젊은 빙상인연대 관계자가 조 전 코치에게 ‘전명규의 비위 사실을 알려주면 합의서를 써주겠다’고 했다”면서 “다만 해당 관계자의 실명은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빙상연맹 내 파벌싸움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그는 “첫째는 내가 많이 부족해서 비롯된 일이다. 남에게 떠넘기는 것 같아서 죄송하다”면서도 “이번 일이 (파벌 싸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전 빙상연맹 부회장)가 기자 회견장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전 빙상연맹 부회장)가 기자 회견장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노진규 수술은 선수 부모님이 결정한 일” 

2018년 노진규 선수 사망 사건을 둘러싼 정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 교수는 노진규 선수가 사망하기 직전까지도 수술을 받지 못하게 하고 훈련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노 선수가 해외 월드컵 대회에서 어깨 부상을 입어, 나와 함께 선수단보다 먼저 입국한 뒤 바로 병원에 보냈다”면서 “그 후 암 진단이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이후 노 선수의 어머니가 찾아와 수술 여부를 놓고 전 교수에게 문의하자 “나는 의학 지식이 없으니, 부모님이 결정하시라. 수술하든 안하든 도와주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술 여부는 나의 결정이 아니다. 가족들의 결정이고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갑자기 기자회견을 자처한 데 대해 전 교수는 “오늘 아침 빙상계가 (대한체육회 회원 단체에서) 퇴출당할 것 같다는 보도가 나왔다”면서 “빙상이 그간 효자 종목이었는데, 이렇게까지 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어 “빙상계 적폐로 지목된 제가 일찌감치 국민들께 해명하고 싶었지만, 또 다른 갈등ㆍ분쟁을 불러올까 두려워 그동안 해명을 자제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최근 균형감각을 상실한 정보가 난무했다”면서 “이는 빙상계 전체에 누가 될 것으로 판단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각종 빙상계 비리ㆍ비위 사건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데 대해서도 “부끄럽고 죄송하다.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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