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것이, 태어나지 않은 것보다 손해일 수 있을까요?

이번 주, 프란이 선택한 콘텐츠는 책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입니다.

잘못된 삶(wrongful life) 이란 이름의 소송이 있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가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나았을 거란 생각으로 산부인과 의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이죠.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소송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당연하게도, 당시 우리 법원은 장애를 함부로 ‘잘못된 삶’으로 규정할 수 없고, 따라서 ‘태어난 것이 손해’라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결정이 옳다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떨까요? 만약, 뱃속의 내 아이가 장애를 갖고 태어날 확률이 크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만약, 내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된다면 장애를 치료해 ‘잘 된 삶’으로 나아가고 싶지 않을까요?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자, 변호사인 작가는 ‘장애인’이란 존재에 대해 철학적인 물음을 계속 던집니다. 작가 본인과 친구들의 경험을 비롯해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성적으로 끌리는 ‘디보티즘’ 등의 사례를 들며 장애인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 사회와 제도가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책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의 메시지는 간결합니다. 우리는 그 자체로 존엄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 이 책이 장애뿐만 아니라 가난, 성적 지향성, 외모, 질병 등 다양한 실격 사유를 가지고 있는 우리 모두를 향한 위로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그래서일 겁니다.

오늘의 프란 코멘트는 책 가장 마지막 구절로 대신합니다.

“누구도 우리를 실격시키지 못한다”

프란이 선택한 콘텐츠, 다음주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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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고은 PD rhdms@hankookilbo.com

현유리 PD yulssluy@hankookilbo.com

조예솔 인턴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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