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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만 시즌권이 있다? NO! 공연장도 시즌권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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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만 시즌권이 있다? NO! 공연장도 시즌권 있답니다

입력
2019.01.21 18:10
수정
2019.01.21 19:1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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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두산아트센터, 세종문화회관, LG아트센터의 패키지 티켓 웹 홍보물. 각 공연장들은 시즌 라인업 공개와 함께 패키지 티켓을 판매한다.
왼쪽부터 두산아트센터, 세종문화회관, LG아트센터의 패키지 티켓 웹 홍보물. 각 공연장들은 시즌 라인업 공개와 함께 패키지 티켓을 판매한다.

직장인 이다솔(29)씨는 2012년부터 매년 ‘시즌권’을 끊는다. 스키장이나 놀이공원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장충동 국립극장의 시즌권이다. 연간 공연 리스트를 미리 확인하고 8~10개의 공연을 찍어 패키지로 구입하는 게 새해를 맞는 그의 즐거움이다. 이씨는 “보통 공연 4, 5편을 볼 가격으로 10편까지 볼 수 있는 게 시즌권의 매력”이라며 “덕분에 공연장에 자주 발걸음을 하게 되고, 그만큼 공연 보는 눈이 밝아진다”고 말했다.

티켓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시즌권이 공연계 ‘대세’로 자리잡았다. 티켓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명당 좌석을 먼저 고를 수 있다는 게 소비자가 누리는 장점이다. 공연 한 건당 티켓 가격과 비교하면 최대 50%까지 할인된다. 공연장 입장에선 관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패키지 티켓은 연간 기획 공연 라인업을 발표하는 시즌제와 맞물려 도입됐다. 국내에서는 2000년 개관하면서 시즌권을 도입한 LG아트센터가 시초다. 두산아트센터(2009), 서울시립교향악단(2010), 국립극장(2012), 세종문화회관(2016) 등 굵직한 공연장과 단체가 뒤를 이었다.

LG아트센터에서는 ‘자유 패키지’가 가장 인기다. 미리 예약하는 공연 편수가 늘어날수록 할인율이 커진다. 장르는 상관 없다. 10편 이상 선택하면 35%, 6편 이상은 25% 할인된다. LG아트센터의 전체 티켓 판매량 대비 패키지 티켓 판매량은 2000년대 초반 10% 미만에서 올해 약 20%로 늘었다. 후발 주자인 세종문화회관에선 원하는 작품을 10편 혹은 4편씩 골라 담을 수 있는 ‘내 맘대로 패키지’가 인기다. 최대 40%까지 가격이 할인된다.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패키지 티켓 판매량은 1,598세트. 2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공연 실속파가 늘었다는 뜻이다. 두산아트센터는 1년간 무대에 올리는 공연 10편 모두 볼 수 있는 ‘매니아 패키지’를 50% 할인해 판매한다. 서울시향은 정기공연의 약 40%가 시즌 시작 전 패키지 티켓으로 판매된다.

공연장은 패키지 구매 관객들에게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국립극장은 '다다익선' 패키지 구매자를 위한 파티를 시즌이 마무리되는 7월에 연다. 관객과 단원들이 만나 공연의 여운을 나눈다는 취지다. 사진은 지난해 파티 장면. 국립극장 제공
공연장은 패키지 구매 관객들에게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국립극장은 '다다익선' 패키지 구매자를 위한 파티를 시즌이 마무리되는 7월에 연다. 관객과 단원들이 만나 공연의 여운을 나눈다는 취지다. 사진은 지난해 파티 장면. 국립극장 제공

시즌권 관람객을 붙잡기 위해 공연장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국립극장은 공연 이름을 감춘 ‘시크릿 패키지’를 지난해 처음 도입했다. 공연 한 건 가격인 5만원에 공연 다섯 건을 묶었다. 할인율 80%라는 파격적 가격에 준비한 50세트가 3분 만에 매진됐다. 창작진과의 만남, 다양한 굿즈 제공 등 시즌권 구매자에게 추가 혜택을 주는 공연장들도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시즌권 운영으로 충성도 높은 유료관객을 확보할 수 있고, 그 자원으로 취약 공연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는 등 공연계 생태계를 위해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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