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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두달 연속 휘청… “버팀목마저 암흑기 진입” 위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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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두달 연속 휘청… “버팀목마저 암흑기 진입” 위기론

입력
2019.01.22 04:40
수정
2019.01.22 09:3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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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4분기 잠정 영업익 ‘어닝쇼크’… SK하이닉스도 기대 낮아져

1월 20일까지 수출 14.6% 감소… 범부처 수출 컨트롤타워 가동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현장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현장

우리 수출을 이끌어온 반도체 업황이 최근 크게 악화하면서 월간 수출액이 2016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감소할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로 전망되면서, 반도체 산업의 슈퍼 호황기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암흑기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론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범 부처 수출 컨트롤타워’를 가동하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1월 1∼20일 수출은 257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6% 줄었다.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전체 수출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같은 기간 28.8%나 줄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 마이너스(-8.3%)로 돌아서면서 전체 수출액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것은 27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대대적인 서버 증설 작업이 마무리 되고,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스마트폰 판매량도 감소하면서 반도체 글로벌 수요 자체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글로벌경기 침체 등 외부 요인도 반도체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런 영향으로 반도체 1위 기업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 치였던 13조5,0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10조8,00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가 2016년 2분기부터 매 분기 14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직원들이 반도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직원들이 반도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24일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의 전망도 썩 밝지 않다. 주요 증권사들이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시장의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주요 증권사가 추정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42조 365억원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선 전망치가 40조 9,405억원으로 줄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작년 4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4조 9,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 전망”이라며 “올해 영업이익도 9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21조 3,000억원 대비 크게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물론 비관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요가 언제든 폭발할 수 있어 반도체 하강 국면이 길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부터는 휴대폰 5G(세대) 통신 시대가 본격 시작하는 데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반도체 수요는 언제든 살아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업계는 수요 감소로 심각한 위기에 시달리다 연말 극적 호황기로 접어든 2016년의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1~3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지만, 글로벌 IT업체들의 서버 증설 경쟁으로 4분기에만 55%의 영업이익 증가라는 반전을 이뤄냈다. 이후 2017년부터 분기 평균 300% 이상씩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호황을 누렸다. 당장은 비관적인 게 분명하지만 하반기 반도체 글로벌 수요가 어떻게 될지는 그만큼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문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의 초 호황기를 보낸 반도체 산업이 당분간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5G서비스나 자율주행차 등 반도체가 필요한 산업이 지속적으로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도체 산업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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