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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첫 방미 땐 떠들썩하더니… 트럼프, 이번엔 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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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첫 방미 땐 떠들썩하더니… 트럼프, 이번엔 로키

입력
2019.01.20 18:41
수정
2019.01.20 19:3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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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생중계 등 대대적 홍보… 올해는 말아끼고 金 공개행보 자제

1차 북미회담은 그 자체가 역사… 2차는 성과 도출 부담에 신중한 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오른쪽 세번째) 등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은 19일(현지시간)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댄 스캐비노 트윗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오른쪽 세번째) 등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은 19일(현지시간)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댄 스캐비노 트윗 캡처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은 김 부위원장의 1차 방문 때와는 사뭇 달랐다. 김 부위원장이 지난해 5월말 뉴욕을 거쳐 워싱턴을 방문했을 당시 미국 정부는 이를 대대적인 이벤트로 연출했다. 그러나 이번 2차 방미에는 최대한 말을 아끼고 외부 노출도 꺼렸다. 극도로 신중했던 미국의 대응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김 부위원장의 1차 방미는 미국 정부의 대대적 홍보로 사실상 공개 행보나 다름없었다. 국무부는 뉴욕에서 열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 부위원장간 만찬과 고위급 회담 사진을 공개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고위급 회담 뒤 기자회견도 가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김 부위원장에게 뉴욕 고층 빌딩의 스카이라인을 보여주는 모습의 사진은 미국이 비핵화 이후 북한의 밝은 미래를 도와주겠다는 의미가 담긴 상징적 장면으로 화제가 됐다.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으로 이동해 백악관에 도착하는 모습은 주요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백악관 풀 기자단의 접근을 허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TV 카메라가 생중계하는 상황에서 김 부위원장을 배웅한 뒤 기자들 앞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 발표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2차 방미는 17일 도착 당일에도 미국 정부가 공식 확인을 하지 않을 만큼 깜깜이 행보였다. 김 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도 풀기자단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방문 사실도 방문 이후 공지됐다. 백악관은 19일에서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 받는 모습 등 2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같은 미국 정부의 온도차는 우선 1차 정상회담과 2차 정상회담의 성격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부위원장 1차 방문 목적이었던 싱가포르 회담은 두 정상의 만남 자체만으로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래서 미국 정부가 고민 없이 크게 홍보했지만, 2차 정상회담은 상황이 다르다.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 성과가 도출돼야 하는 만남이다. 미국 정부로선 김 부위원장의 방미 결과를 자신하지 못해 그만큼 신중을 기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달라진 것도 미국의 로키 행보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1차 방문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회견과 트윗 등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고 북한의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큰 기회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북한을 거듭 압박하면서도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방문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국무부는 고위급 회담에 대해 “좋은 만남이었다”는 짧은 논평만 내놨다. 북한과의 협상에서 여러 차례 좌절을 맛본 폼페이오 장관이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북한에 대한 압박 메시지도 크게 없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김 위원장 방미 전날인 16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우리는 우리 국민과 역내 우리의 동맹들을 위협하는 핵무기를 해체하기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조치들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것 외에는 미 정부 인사들의 직접적인 메시지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는 미국 정부가 북한과 조심스럽게 타협을 모색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2차 정상회담은 성과 도출이 중요한 만큼 미국 정부로서도 살얼음판을 걷듯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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