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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비건 중립국서 첫 만남… 끝장 협상하며 ‘디테일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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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비건 중립국서 첫 만남… 끝장 협상하며 ‘디테일 싸움’

입력
2019.01.20 19:00
수정
2019.01.20 20: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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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길 끄는 스톡홀름 남북미 3자 협상] 

 외부인 방해 차단된 휴양시설서 남측 이도훈 중재자 역할 가세 

 “시간표를 짜 움직이기보다는 참석자 간 유동적으로 만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남북미 실무 대표단이 19일부터 스웨덴 스톡홀름 근교 휴양시설인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철통보안 속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남북미 실무 대표단이 19일부터 스웨덴 스톡홀름 근교 휴양시설인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철통보안 속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에서 북미 고위급 대화가 끝나자마자 실무급 협상이 1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본격화하면서 외교가의 관심이 스톡홀름 협상장에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첫 회동이 중립국의 외딴 곳에서 ‘합숙 협상’ 방식으로 전개된다는 점이 이채롭다. 여기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참석해 남북미 3자 담판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게 종전에는 볼 수 없던 관전 포인트다.

20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17~19일 차례로 스웨덴에 도착한 최 부상과 이 본부장, 비건 대표는 19일부터 스톡홀름 교외의 휴양시설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협상에 돌입했다. 공식적으로는 스웨덴 정부가 주재한 1.5트랙(반관반민) 국제회의 형식이지만 사실상 남북미 실무진 간 비핵화 협상 자리로 분석된다.

회담 장소와 형식, 참석자 구성도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회의가 열리는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는 스톡홀름 북서쪽으로 50여㎞ 떨어진 휴양 겸 회의시설로, 작은 반도의 끝자락에 위치해 외부인의 왕래가 차단된 공간이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비건 대표가 처음 만난 최 부상과 상견례를 마치고 보안을 유지한 채 내밀한 실무 협상을 진행하기에는 제격이다. 취재진 등에 노출되지 않고 ‘끝장 협상‘을 하는 비공개 교황 선출 회의 ‘콘클라베’와 비교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본적으로 북미 양자 간 협상에 제3자격인 이 본부장이 동석한 것도 이례적이다. 이 본부장이 중재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회담 형식도 남북ㆍ한미ㆍ북미 양자 회동과 남북미 3자 회동까지 다양한 형태가 거론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선 빈틈없이 시간표를 짜 움직이기보다는 참석자 간 유동적으로 즉석에서 만남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 본부장과 최 부상도 오찬, 만찬 등을 계기로 접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미 3국 실무진이 2월 말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어떤 내용을 채워 넣을지도 관심이다. 핵심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와 이에 대한 상응 조치 조합이다. 우리 정부와 미측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최종 목표로 두되 우선 핵ㆍ미사일 동결(가동 중단)부터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미는 핵ㆍ미사일 동결 차원에서 영변 핵시설 가동을 멈추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 검증을 북측이 허용하게끔 설득할 것”이라며 “평양 산음동 미사일 생산단지도 동결 대상으로 거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가 비핵화 과정 중 어느 단계에 대한 상응 조치로 이행될지도 주된 관심사 중 하나다. 북측은 풍계리 핵실험장ㆍ동창리 엔진시험장 사찰 후를, 미국은 영변 핵심 핵시설 동결 및 검증을 마칠 때를 각각 제재 해제 시점으로 주장하며 다툴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한미연합훈련의 반영구적 중단, 6ㆍ25전쟁 종전선언도 상응조치로 거론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주장한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포괄적인 제재 면제를 미국이 약속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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