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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복덩이 로드 “다시는 키 안 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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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복덩이 로드 “다시는 키 안 잴래요”

입력
2019.01.16 16:43
수정
2019.01.16 19:2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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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99.2cm로 작아져 재취업 성공… “체력 완충, 라건아 재대결 기다려”

전자랜드 찰스 로드가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인천=홍인기 기자
전자랜드 찰스 로드가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인천=홍인기 기자

신장을 줄여 재취업에 성공한 찰스 로드(34ㆍ199.2㎝)는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에 굴러온 복덩이다. 스스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방출을 요청했던 머피 할로웨이(29ㆍ198㎝)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뒤 팀은 최근 9경기에서 8승1패를 기록하며 전반기를 2위로 마쳤다.

이번 시즌 KBL(한국농구연맹) 구단과 재계약에 실패했던 로드는 2010년부터 한국 농구에서 9년째 뛰고 있는 장수 외국인 선수다. 시즌 중 갑작스럽게 팀에 합류했는데도 리그에서 잔뼈가 굵었기에 적응도 금세 했다. 하지만 9개월 가량의 실전 공백 탓에 체력이 올라오지 않아 근육통에 시달리기도 했다.

최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만난 로드는 “경기 일정과 훈련을 꾸준히 소화할수록 체력은 올라올 것”이라며 “다음주 정도면 100% 몸 상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드가 손꼽아 기다리는 일정은 26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이다. 현대모비스의 주축인 귀화 선수 라건아에게 설욕을 벼르고 있다. 지난 5일 첫 대결 당시 로드는 라건아와 대결에서 밀렸고, 팀도 완패했다.

그는 “라건아와 나는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장신 선수라고 자부한다”며 “첫 맞대결 때는 체력이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 중 라건아에게 ‘2주 후를 기다려라. 그 때 100% 상태로 붙자’는 얘기를 했다. 두 번째 만날 땐 멋진 대결을 기대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라건아와 두 번째 맞대결 기다리는 찰스 로드. 인천=홍인기 기자
라건아와 두 번째 맞대결 기다리는 찰스 로드. 인천=홍인기 기자

어느덧 KBL 무대에서 9번째 시즌을 소화 중인 로드는 코트에서 흥분을 잘해 ‘악동’ 이미지가 있지만 호쾌한 덩크슛을 꽂고 나서 두 팔을 양쪽으로 뻗는 ‘다 비켜’ 세리머니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올해 로드의 세리머니를 자칫 못 볼 뻔했다. 이번 시즌부터 적용된 외국인 선수 신장 200㎝ 이하 제한 규정으로 200.1㎝의 공식 프로필 키를 갖고 있던 로드는 신장을 재측정했다. 그 결과, 0.9㎝ 줄어든 199.2㎝로 ‘키 감축’에 성공했고 로드는 우승이라도 한 듯이 기뻐했다.

지금 혹시 키가 커서 다시 200㎝가 넘는 것 아니냐는 말에 로드는 “아직 작은 상태로 잘 있다”면서 “앞으로 절대 키를 잴 생각은 없다”고 웃었다. 신장 제한 없을 때부터 활약했던 로드는 “신장 제한으로 내가 더 유리한지는 잘 모르겠다”며 “두 라운드(18경기) 정도 뛰고 나면 체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KBL 코트를 누비면서 풍성한 기록도 따라왔다. 로드는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으로 블록슛을 꼽으며 “수비로 팀에 도움이 됐다는 걸 의미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16일 현재 로드의 블록슛은 568개로 현역 최다다. 지난해 은퇴한 김주성(전 DB)의 최다 블록슛 기록(1,037개)을 알고 있다는 로드는 “5시즌을 더 뛰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답했다.

로드가 유도훈 감독과 훈련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천=홍인기 기자
로드가 유도훈 감독과 훈련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천=홍인기 기자

매년 재계약을 걱정해야 하는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로드는 안정적인 선수 생활이 보장된 귀화 선수 라건아가 부러울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당연히 귀화 선수로 뛰면 훨씬 더 많은 기록을 쌓을 수 있다. 내가 있는 팀은 한 시즌에 50승4패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직까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것에 대해 “나도 그렇고, 전자랜드도 우승 경험이 없어 열망이 크다”며 “전자랜드 선수들의 가능성을 알고 왔기 때문에 올해가 정말 특별한 기회”라고 밝혔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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