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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백서에 ‘북한=적’ 빼고 문대통령ㆍ김정은 사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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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백서에 ‘북한=적’ 빼고 문대통령ㆍ김정은 사진 넣었다

입력
2019.01.15 20:00
수정
2019.01.16 00: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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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긴장 완화 반영… 킬체인ㆍ대량응징보복 용어 삭제

北 사거리 5000㎞ 이상 미사일, 화성 15형 등 6종류로 확대

국방백서 내 남북 군사력 현황 및 '북한은 적' 개념 변화=강준구 기자
국방백서 내 남북 군사력 현황 및 '북한은 적' 개념 변화=강준구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급물살을 탄 남북 간 화해무드가 국방부 공식문서에도 명시적으로 드러났다. 현 정부 들어 첫 발간된 ‘2018 국방백서’에선 북한을 ‘적’으로 표현한 문구가 공식 삭제됐다. 북한은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전략 무기를 강화하는 한편, 노후화한 재래식 전력은 선별적으로 보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국방백서는 국방정책을 홍보하고 국민 알 권리 보장을 위해 1963년부터 발간돼 이번이 23번째다.

◇긴장 완화된 한반도 정세 반영돼

국방부가 15일 공개한 ‘2018 국방백서’에는 지난해 9월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서명식을 지켜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이 7장 첫 페이지에 들어갔다. 군 관계자는 “최근 긴장이 완화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敵)으로 표현했던 문구가 삭제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대신 백서는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며 모든 안보적 위협ㆍ침해세력을 포괄했다. 앞선 ‘2016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의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테러 위협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적었다. 북한을 적으로 특정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백서는 “남과 북은 군사적 대치와 화해ㆍ협력의 관계를 반복해왔으나, 2018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새로운 안보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을 자극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킬체인(Kill Chain), 대량응징보복(KMPR)이란 용어도 사라졌다.

다만 현실적으로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들에 대해선 초국가적ㆍ비군사적 위협 등을 포괄해 대비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번 백서에 신설된 ‘군사전략’ 항목에는 “우리 군은 안보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고려해 북한의 위협과 잠재적 위협 및 비군사적 위협에 동시에 대비한다”고 적었다. 그 일환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군구조 개편 △사이버ㆍ우주 위협 대응 능력 및 작전수행체계 구축 △테러ㆍ국제범죄ㆍ재난 등 비군사적 위협에 대한 군사적 지원체계 보강 등을 기술했다.

국방부가 15일 발간한 '2018 국방백서'(오른쪽)에 '북한은 적'이란 표현이 공식 삭제됐다. 앞서 '2016 국방백서'(왼쪽)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 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면서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표기했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15일 발간한 '2018 국방백서'(오른쪽)에 '북한은 적'이란 표현이 공식 삭제됐다. 앞서 '2016 국방백서'(왼쪽)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 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면서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표기했었다. 연합뉴스

◇북한 핵무기 소형화 등 전략 능력은 고도화

북한이 실질적 위협 대상으로 분류된 건 북한이 보유한 핵ㆍ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가 고도화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개발 중이거나 작전 배치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사거리에 대해 백서는 무수단 3,000㎞, 화성-12형 5,000㎞, 화성-13형 및 화성-14형 5,500㎞ 이상, 화성-15형 1만㎞ 이상으로 분석했다. 화성-15형은 미국 본토(알래스카 등 미 서부 기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2016년 국방백서’에서 사거리 5,000㎞ 이상으로 평가된 북한 미사일이 대포동(1만㎞ 이상) 한 종류뿐이었던 것에 비하면 모두 6종류로 늘어난 것이다.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된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을 감안할 때 탄두중량 500㎏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및 북극성-2형(사거리 1,300㎞)과 IRBM인 화성-12형 및 무수단은 650㎏, ICBM인 화성-15형은 1,000㎏의 탄두중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돼 화성-15형이 실전 배치되면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다만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기술 확보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실거리 사격이 실시되지 않아 실제 북한의 ICBM 성능 평가는 유보됐다.

6차 핵실험까지 치른 북한의 핵능력은 약 50kt(킬로톤ㆍ1kt은 TNT 1,000톤의 폭발력)으로, 과거 핵실험에 비해 위력이 현저히 증대해 수소탄 시험을 한 것으로 진단했다. 핵무기 원료로 불리는 고농축우라늄(HEU)과 관련, 백서가 “HEU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해 실질적으로 북한의 HEU 보유를 인정했다.

국방부가 15일 발간한 ‘2018 국방백서’ 제7장의 첫 페이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진행된 군사 분야 합의서 서명식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포함됐다.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국방부가 15일 발간한 ‘2018 국방백서’ 제7장의 첫 페이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진행된 군사 분야 합의서 서명식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포함됐다. 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北 재래식 전력, 여전히 양적 우위

육ㆍ해ㆍ공군 등 재래식 전력은 대체로 현상유지 수준이지만 양적으로 여전히 북측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우리(약 60만명)보다 2배 이상 많은 128여만명의 병력을 보유했고, 전차(4,300여대), 장갑차(2,500여대), 야포(8,600여대), 전투함정(430여척), 전투임무기(810여대) 등 현상을 유지하는 상태다. 122ㆍ200㎜ 견인방사포가 추가 생산돼 전방 및 해안 지역에 집중 배치됐고, 최근 정밀유도탄, 대공표적 제압용 공중작용탄 등 다양한 특수탄을 개발ㆍ운용 중이다. 신형 장갑차 ‘준마호’가 배치됐고 주력전차 ‘선군호’는 성능이 개량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ㆍ미사일 등 전력을 증강시키면서 지속적으로 필요한 재래식 전력을 선별적으로 증강하고 있다”며 “재래식 전력은 전반적으로 노후도가 심각하고 성능이 저조해서 작전 운영에 많은 제한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군은 요인 암살 작전을 전담하는 특수작전대대를 창설했고, 특수전 부대의 위상 강화를 위해 특수작전군을 별도로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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