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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3가 전통의 맛집 을지면옥ㆍ양미옥, 철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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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3가 전통의 맛집 을지면옥ㆍ양미옥, 철거 위기

입력
2019.01.15 17:39
수정
2019.01.1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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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 본격화

정비 후 업무시설ㆍ근린생활시설 입주

서울시 중구 “도심 기능 효율화”

평양식 냉면으로 유명한 서울의 5대 평양냉면집 을지면옥 입구. 시원한 맛으로 실향민의 애환을 덜어준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평양식 냉면으로 유명한 서울의 5대 평양냉면집 을지면옥 입구. 시원한 맛으로 실향민의 애환을 덜어준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의 5대 평양냉면집 을지면옥,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랑한 양미옥.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역 인근 전통의 맛집인 을지면옥과 양미옥이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사업 본격화에 따라 철거될 상황에 처했다.

15일 서울 중구에 따르면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사업에 따라 3블록 지구 중 3-1, 3-4ㆍ5지구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들 지구는 지난해 3월 토지 보상 합의가 끝났고, 지난해 11월 영업 손실 보상이 마무리됐다. 3블록은 을지로가와 청계천로가 사이며 3-1에서 3-10지구까지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2006년 지구지정이 됐고 총 사업 면적은 43만9,356㎡다.

을지면옥이 포함된 3-2지구는 2017년 4월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본격적인 보상 절차에 돌입하지 않아 당장 영업 건물이 헐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사업 본격화에 따라 철거는 예정된 운명이다. 관리처분계획을 통과하면 철거 중인 반세기 역사의 공구상 거리(3-1,3-4ㆍ5구역)처럼 현재 모습이 사라지게 된다. 공구상 거리가 철거된 자리에는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연말 서울시 발표에 따라 주거비율이 90%까지 높아지는 도심 재개발 사업의 첫 번째 적용지역이다. 세운상가, 장안평, 용산전자상가 등 3대 거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도시 재생 프로젝트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으로 꼽힌다.

을지면옥은 1985년 을지로 공구상 거리 안쪽, 지금의 건물에서 시작했다. 1969년 경기 연천군 전곡면에서 홍영남ㆍ김경필 부부가 시작한 냉면집이 1987년 의정부로 옮겨와 의정부 평양면옥이 됐고, 두 딸이 그 계보를 이어 서울에 을지면옥과 필동면옥을 냈다.

양미옥이 포함된 3-3지구는 시행사에서 사업시행 인가를 신청했다. 을지면옥처럼 본격적인 보상이 진행 중이지는 않지만 운명은 을지면옥과 다름없다. 양미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 180번 들렀고, 부인인 이희호 여사는 지금도 종종 들르는 곳이다. 을지면옥과 양미옥뿐만 아니라 1980년대 다방의 추억을 간직한 을지다방과, 1957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유명 돼지갈비 음식점인 안성집도 곧 철거의 순간이 닥친다. 을지면옥과 양미옥이 있는 3-2지구와 3-3지구는 철거 후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온다.

한국판 옥토버페스트(독일 뮌헨의 대표적인 맥주 축제)로 입소문 난 을지로 노가리 골목도 수표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일부 철거된다. 수표도시환경정비사업은 2016년 8월 정비구역으로 결정됐다. 현재 사업시행 인가가 신청된 상태다. 초고층 빌딩 거리가 된 피맛골처럼 을지로3가역 인근도 재개발을 위한 대규모 개발사업 영향으로 맛집을 비롯한 전통의 모습이 점진적으로 소멸되는 흐름이다.

중구 관계자는 “해당 지구 정비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도심 기능 효율화와 합리적인 토지 이용을 꾀하려는 목적의 서울시 도시계획 하에서 진행 중인 사업“이라고 말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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