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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동서, 형님

입력
2019.01.16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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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지간은 동서 사이인 관계를 말한다. 동서란 시아주버니나 시동생의 아내, 처형이나 처제의 남편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결혼으로 맺어진 관계에서 여성은 남편의 남자 동기 배우자, 남성은 아내의 여자 동기 배우자를 부르는 호칭이다. 아내 언니의 남편을 부르는 호칭은 ‘형님’인데, 나이가 적으면 ‘동서’로 부를 수 있다고 국립국어원이 2011년에 발간한 ‘표준언어예절’에서 그 기준을 제시하고도 있다. 그러나 며느리 사이의 관계말로 동서에 대해서는 남편 형의 아내에 대한 호칭은 ‘형님’이고 전통적으로 며느리 사이의 동서지간은 남편의 나이 순서에 따라 서열이 정해져, 윗동서의 나이가 적더라도 ‘형님’으로 호칭하고 존댓말을 쓰는 것이 남편의 형을 예우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요즘 시대는 결혼 구성원의 모습이 다양해지며, 결혼 후 나이와 서열이 역전하여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남편 형의 아내가 나이가 어리지만 형제들의 서열에 기대 ‘형님’으로만 부르도록 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전한다. 형님이란 이유만으로 나이 많은 손아래 동서는 ‘동서’로 부르도록 하는 것에 대한 며느리 간 갈등인 것이다. 자매들의 배우자 간에서 서열과 나이가 함께 고려되는 것은 나이 많은 손아래 사위와 나이가 적은 손위 사위들 사이의 또 다른 갈등을 낳았다.

국립국어원은 호칭어, 지칭어를 다듬고 있다. 국민들의 다양한 가족 관계에서 불편한 호칭어에 대해 여러 입장에서 듣고 살펴보았다. 가족 내 서열 중심에서 이제는 나이와 친밀도도 고려해야 한다.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는 성별 비대칭적 호칭 체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 바탕에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다. 그런 마음을 담아 부르는 호칭어로 정비되어야 한다.

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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