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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ICBM 우선 폐기 ‘스몰 딜’, 완전한 비핵화의 입구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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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ICBM 우선 폐기 ‘스몰 딜’, 완전한 비핵화의 입구여야

입력
2019.01.15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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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 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세부사항을 도출 중”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이번 주 뉴욕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장기 교착 상태인 북미 핵 협상이 올 들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김 위원장 친서 공개, 4차 북중 정상회담 등을 거치며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여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협상 진전에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협상의 최종 목표는 미국인의 안전”이라는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은 미국 정부가 북핵 협상의 목표를 낮춘 것 아니냐는 억측을 낳고 있다. 협상 성과에 급급해 미국에 대한 실질적 위협인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산 중단과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재개를 교환하는 ‘스몰딜’을 시도하려는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가 아닌, 핵동결이나 핵봉쇄 정도에서 협상을 마무리하려 한다는 해석도 있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우리의 목표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꽉 막힌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상대를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관심을 끌 만한 카드를 제시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대로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안전만 고려해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우리의 안전을 도외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과 한국민의 안전, 한반도의 평화가 배제된 채 협상이 북한의 핵 보유만 기정사실화하는 쪽으로 흐른다면 그것은 우리로선 최악의 상황이다.

북핵 협상의 목표는 미국의 안전을 넘어 한반도,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스몰딜은 이를 위한 ‘입구’나 ‘출발선’ 정도로 쓰일 때만 의미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구체적 조치로 ICBM 폐기를 꼽은 것도 그런 맥락이다. 한미 양국이 동맹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더 긴밀한 소통과 협력으로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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