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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미국 수정헌법 18조(1.16)

입력
2019.01.16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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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헌법 21조로 금주법 시대의 종언을 맞이한 뉴욕 시민들이 한 술집에서 자축하는 모습. 그 사진으로 만든 엽서가 판매되기도 했다. fineartamerica.com
수정 헌법 21조로 금주법 시대의 종언을 맞이한 뉴욕 시민들이 한 술집에서 자축하는 모습. 그 사진으로 만든 엽서가 판매되기도 했다. fineartamerica.com

미국 헌법은 전문과 본문 7조, 수정 헌법 1~24조로 구성돼 있다. 1787년 제헌의회가 정한 원 7조의 1~3조는 입법ㆍ행정ㆍ사법 3부의 구성 및 권한을 담고 있고, 4조는 주와 주, 주-연방의 관계를 규정한다. 5~7조는 헌법 자체의 위상과 수정 및 비준 절차를 밝히고 있다. 헌법 수정이 필요할 경우 연방 상ㆍ하원 의원 3분의 2 또는 3분의 2 이상의 주정부가 수정 발의를 할 수 있다. 발의된 수정 헌법안은 4분의 3의 주 의회나 주 헌법비준회의에 의해 비준될 경우 헌법의 일부로서 효력을 얻는다. 수정 헌법은 1791년 발효한 1~10조의 이른바 ‘권리장전’을 포함, 시대 변천과 필요에 따라 그렇게 추가된 조항이다.

그 가운데 유일하게 후속 수정 헌법에 의해 폐기된 조항이 제18조 금주법 조항이다. 수정 헌법 18조는 1917년 12월 18일 발의돼 19년 1월 16일 비준됐다. 비준 1년 뒤부터 발효된다는 1항 조건에 따라 1920년 1월 16일 미국의 금주법 시대를 열었다.

19세기 내내 보수 기독교단은 마약, 도박과 함께 알코올을 3대 악으로 규정, 대대적인 배격운동을 전개했다. 특히 알코올(중독)은 가장 보편적인 병폐이면서 가정 불화 및 파괴의 주범으로 꼽혀 여성 단체들도 적극적으로 금지 청원을 해 왔다. 마침 1차대전이 터졌고, 전시 곡물도 부족해졌다. 공교롭게 독일계 미국인들이 주조ㆍ판매업계를 장악하고 있었다. 반독일 정서도 팽배했다. 수정 헌법 18조는 그 배경 위에서 의회 주도로 제정됐고, 20년부터 모든 알코올 음료의 제조ㆍ판매ㆍ운송과 무역이 금지됐다.

알코올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은, 하지만 종교적 엄숙주의를 넘어 밀주 수요로 폭발하면서 미국 마피아 성장의 거름이 됐다. 비싼 밀주와 메틸알코올을 포함한 불량 알코올 복용으로 숨지거나 장애를 입는 이가 부지기수였고, 주 정부는 주세를 걷지 못해 재정난 속에 29년 대공황을 맞이해야 했다.

18조의 폐기를 규정한 수정 헌법 21조는 1933년 2월 발의돼 그해 12월 비준됐다. 당시까지도 의회 의원 다수는, 마피아의 로비 탓이라는 설이 있지만 어쨌건 18조를 지키고자 했고, 연방 정부는 부득이 주헌법회의를 통해 이 조항을 비준 받았다. 미국 금주법 시대는 그렇게 19년 만에 끝이 났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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