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새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다. 유튜브 동영상을 제작하고 올리는 유튜버, 즉 ‘크리에이터’가 4,5년 전부터 각광 받기 시작해 이제는 대세로 자리했다. ‘초등학생 장래희망 1위를 건물주와 크리에이터가 다툰다’는 농담이 나돌 정도니 말 다했다. 지난해 11월 ‘와이즈앱’ 조사 결과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가 가장 오래 사용한 앱도 유튜브였다. 한 달 사용 시간만 317억분에 달했다. 카카오톡(197억분), 네이버(126억분), 페이스북(39억분) 등 2~4위에 비해 월등한 수치였다. 또다른 플랫폼이 등장해 언젠가는 유튜브도 힘을 잃겠지만, 어찌됐든 최근 들어 모든 콘텐츠가 유튜브로 몰리는 분위기다.

유튜브의 영향력을 간파한 문재인 대통령 참모그룹도 2017년 대선에 맞춰 유튜브에 ‘문재인 공식채널’을 개설했다. 지금은 계정 휴면 상태지만, 문 대통령도 6만6,000여명의 구독자를 둔 한 명의 크리에이터인 셈이다.

그런 문 대통령이 지난 11일 여당 원내대표단을 만나 “유튜브가 중요한 홍보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디어를 세워 잘 활용하고 대응해달라”고 언급했다. 앞서 8일 새해 첫 국무회의에선 “정부 정책을 부당하게 또는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폄훼하는 가짜뉴스 등의 허위 정보가 제기됐을 때는 초기부터 국민께 적극 설명해 오해를 풀어야 한다”며 각 부처별 소통ㆍ홍보창구 강화를 지시했다. 정치권은 물론 정부 부처도 유튜브 활용책을 쏟아낼 게 분명하다.

대통령의 답답함이야 한편으론 이해도 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내내 소득주도성장이나 최저임금 인상 문제 등에서 집중 공격을 받았다. 실제 소비지표 등 괜찮은 경제 성과도 많았는데 야당과 보수언론이 주도한 경제 실패 프레임에 당한 측면도 있다. 가장 뜨겁게 붙은 유튜브 전장에서부터 왜곡된 프레임을 깨야 한다는 판단은 틀리지 않다.

문제는 해결책이 또 국정홍보 강화라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의 최대 실패작은 국정홍보처였다. 당시 보수언론 여론 왜곡에 맞서 정부가 직접 정책을 국민들에게 알리겠다는 취지였지만, 공무원 마인드에서 나온 정책 홍보는 일방적이었다. 국민들 마음을 사는 데도 실패했다. 기자실 폐쇄라는 엉뚱한 방향으로 힘만 허비하다 ‘친노 폐족’을 불러왔다.

현 정부 들어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일선 공무원들은 새 정부 출범 1년도 안 돼 복지부동했고, 박근혜ㆍ이명박 정부에 비해 확 바뀐 정책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못했다. 공무원 조직 특성상 대통령이 정책홍보 강화를 지시했으니 ‘홍보를 위한 홍보’에만 힘을 쏟을 게 분명하다. 정당한 정책 비판 보도에 팩트체크로 대응하는 게 아니라 소송 등 압박전을 펼 공산도 크다. 새로운 국정홍보 조직을 만들고, 외부에 유튜브 홍보 동영상을 외주 주고 하느라 아까운 세금이 얼마나 쓰일지 모르겠다. 모두 십수년 전 실패했던 수단이다. 상상만 해도 답답하다.

진짜 뉴스와 허위 정보가 섞여 있는 시대, 기존 매체를 건너뛰어 유튜브 등으로 메시지가 직접 오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촛불혁명에서 봤듯 국민들은 현명하다. 정부 홍보조직과 정치인, 기성 언론이 일방적으로 늘어놓는 메시지를 국민들은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들은 다른 이야기도 들어보고 판단하려 할 것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홍카콜라TV’가 유튜브에서 힘을 받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비이성적 신념으로 뭉쳐 일방 주장을 신봉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구독자는 두 채널을 함께 들으며 어떤 게 맞는 정보인지 판단을 하고, 가짜 정보를 도태시킬 자정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이처럼 변화한 상황에 맞춰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전하고, 해석과 맥락을 곁들이며, 팩트에 기반한 뉴스를 전달해야 한다. 정부도 일방적 홍보보다는 진심이 깃든 소통과 고민이 먼저다.

정상원 디지털콘텐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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